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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마저 불투명, 벤투호, 플랜B 제대로 실험해볼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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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황희찬(함부르크)마저 쓰러졌다.

황희찬은 11일(한국시각) 독일 아우에 에르츠게비르그스타디온에서 열린 에르츠게베르게 아우에와의 2018~201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부 원정경기에서 나서지 않았다.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유는 허벅지 근육통으로 보인다. 하네스 볼프 함부르크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부상이 심해질 우려가 있는 황희찬이 에르츠게브르게전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황희찬은 지난달 31일 DFB포칼(컵대회) 32강 베헨 비스바덴전에서도 허벅지 근육 통증으로 결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황희찬은 A대표팀에서도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9월, 10월 A매치에 계속해서 연이어 이름을 올리며 벤투호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잡은 황희찬은 호주에서 열리는 11월 A매치 명단에도 포함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황희찬의 정확한 부상 여부를 구단에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황희찬 마저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벤투호는 차-포-상까지 떼고 호주로 떠나게 됐다. 벤투호는 당초 예고대로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제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토트넘과 협상을 통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차출을 조건으로 11월 A매치에서 손흥민을 제외하기로 했다. '수비의 핵' 장현수(FC도쿄)는 병역 특례로 받은 봉사활동 실적을 부풀려 허위로 신고한 게 드러나며 국가대표 자격 영구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공수의 핵심에 모두 빠진 가운데, 중원도 큰 폭의 변화가 있다. '중원의 키' 기성용(뉴캐슬)은 배려 차원에서 명단에서 빠졌고, 그의 파트너 정우영(알사드)은 부상으로 제외됐다. 대신 주세종(아산)이 포함됐다. 여기에 그간 대표팀의 한축을 담당했던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등도 이번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측면 공격을 수행하는 황희찬마저 불투명한 상황.

오히려 잘됐다. 플랜B를 제대로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8월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 감독은 9월과 10월, 4번의 A매치를 치렀다. 2승2무, 연착륙에 성공했다. 한번도 이기지 못한 우루과이를 꺾기도 했다. 좌우 측면을 활용한 빠르고, 다이나믹한 공격축구는 호평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4번의 경기에서 선수 교체를 최소화하며 틀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전술과 베스트11 모두 윤곽이 나왔다. 첫번째 시험대인 1월 아시안컵에 대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플랜A를 뒷받침할 플랜B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따랐다. 경기는 항상 베스트 전력으로 뛸 수 없다. 제대로 된 백업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아시안컵과 같이, 우승을 노리는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번 호주 원정은 이 플랜B를 실험하고, 완성할 수 있는 찬스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표팀에 돌아온 이청용(보훔)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경쟁력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은 중앙과 측면, 구자철은 공격형과 수비형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이 어느 위치에 이들을 기용할지는 향후 대표팀 운용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두 선수는 아시안컵 명단에 변화를 가져올만한 존재감이 있기 때문이다. 정승현(가시마) 권경원(톈진 테다) 박지수(경남)은 김영권(광저우 헝다)의 파트너에 도전하고, 첫 승선한 '제2의 기성용' 김정민(리퍼링)은 기성용 후계자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전술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은 그간 수비형 미드필더를 2명 배치한 4-3-3, 4-2-3-1을 활용했다. 하지만 이번 명단에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주세종 밖에 없다. 물론 황인범(대전) 이진현(포항) 박주호(울산) 구자철 등이 그 자리를 소화할 수 있지만, 수비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 허리진 배치를 다르게 하며, 다른 포메이션을 실험할 가능성도 높다. 벤투호는 12일 인천국제공항에 소집, 호주로 떠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