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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이상벽X오영실X허참, 붐과 함께 '레전드' 갱신…최고'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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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내공만렙의 20세기 레전드 MC들이 21세기 예능을 집어삼켰다. '라디오스타'에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차태현 4MC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 레전드 MC군단이 떴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자타공인 최고의 MC 이상벽, 오영실, 허참과 열정만은 레전드급인 붐이 쉴 틈 없는 에피소드와 놀라운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건드리며 혼을 쏙 빼놨다.

시청자들 역시 웃다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다며 이들의 입담 만큼이나 재밌는 시청평을 내놓는 등 호평을 쏟아냈고, 최고시청률 역시 7.2%(닐슨 수도권)를 기록해 의미를 더했다.

지난 7일 방송된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기획 김구산/ 연출 한영롱)는 '20세기 MC' 특집으로 1990년대를 평정한 간판 MC 이상벽과 51년차 국민MC 이상벽, 데뷔 41년차 허참, 아나테이너의 원조 오영실, 붐이 출연해 4MC들을 쥐락펴락했다.

등장과 동시에 '라스'의 MC 전원을 기립하게 만든 이상벽과 오영실, 허참은 오랜 경력에 비례하는 토크보따리의 끈을 열며 쉼 없는 웃음의 시작을 알렸다. 이상벽은 연예인으로 드물게 연예부 기자 출신임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으며, 허참의 경우 이상룡이라는 본명 대신 허참이라는 예명을 쓰게 된 사연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각자의 과거 이야기를 이어나가다 토크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전국노래자랑'으로 넘어갔다.

"소문에 허참 선생님이 '전국 노래자랑'을 노리고 있다더라"며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한 오영실은 "그런데 송해 선생님이 너무 건강해서 술을 마시면 이상벽을 업고 온다고 하더라. 송해 선생님과 이상벽이랑 너무 친하다는 걸 알고 나서 포기했다는 소식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허참은 "그런 건 아무 소용없다"며 "연예계 초미의 관심사다. '전국 노래자랑' MC를 누가 하게 될지.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한다"고 말해 사람들을 박장대소케 했다. 그러자 이상벽은 송해에게 언제까지 더 할지 물어봤다고 밝히며 "50년만 기다리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전국~'이 될 때까지만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왕년의 마이크를 씹어 먹었던 3MC 이상벽과 오영실, 허참의 입은 '쉼'이라는 것을 몰랐다. 김국진은 "각자 대표 프로그램 콜 멘트를 외쳐 달라"고 말했지만, 'TV는 사랑을 싣고'의 에피소드를 불시에 쏟아냈던 이상벽을 비롯해 허참마저 '쇼쇼쇼' 에피소드들을 쏟아내 MC들을 당황케 했다.

이날만큼은 천하의 김구라 마저 순한 양이 돼 있었다. 평소라면 공격을 했을 MC들이지만 이야기가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대선배님들 앞이라 잠자코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참다못한 김국진이 "제발 사연 말고 오프닝만 해 달라. 우리는 그냥 '몇 대 몇'과 같은 이런 추억을 듣고 싶은데 정작 그건 안 해줬다"고 현 MC의 울분을 터뜨려 시청자들을 폭소케 만들었다.

이상벽, 허참 모두와 진행 호흡을 맞춰 본 바 있는 오영실 또한 에피소드를 대방출했다. 오영실은 "여자들이 들어가면 여자는3 남자를 7로 하라고 아니운서실에서 배웠다. 허선생님과 할 때는 나도 말을 하려고 하면 딱 손으로 말렸다. 저는 예뻐서 손으로만 했지 소문에 언니들은 발을 밟기도 했다고 하더라"며 "이건 내가 해야 웃길 타이밍이 있는데, 복식 진행이 원래 더 어렵지 않느냐. 녹화진행 중이니 수신호를 하는 거다. 어떤 선배언니는 '얘 발을 밟더라'라고 했다"고 폭로해 박장대소케 했다.

이어 이상벽에 대해서는 "라디오를 오래 했었다. 이금희씨하고 워낙 오래해서 호흡이 잘 맞지만 저는 예민하지 못하니 중요한 타이밍에 내가 막 떠들면 선배님 눈빛이 싸늘하다"고 말했다.

이상벽은 "오프닝 멘트를 내가 했다. 내가 던지면 기가 막히게 받는 사람들이 정은아, 이금희다"고 해명했다. 이상벽의 말에 울컥한 오영실은 "저랑은 혼자 하는 게 편하다고 하고, 정은아와 이금희는 땅에 떨어지는 것도 받는다고 하느냐"고 대흥분해 폭소케 했다.

'아침마당'을 11년간 진행해 왔던 이상벽은 그로 인해 생긴 곤란한 점들을 털어놓았다. 이상벽은 "화면에서 비춰진 모습은 왠지 인정도 많을 것 같고 뭐든지 다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았던 이미지였나 보다. 그래서 중매서달라고 하든가, 취직 시켜달라고 하는 분도 계셨고, 어떤 분은 '내가 생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은데 우리 딸이 고등학교 2학년인데 딸의 장래를 책임을 져 달라'고 부탁하더라. 이상벽 없는 샘치고 보내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허참은 자신이 가꾸는 텃밭에서 "고추가 거꾸로 서서 자란다"고 하는가 하면 닭이 칠면조만한 계란을 낳았다고 말하는 등 쉽게 믿기 힘든 사실들을 전해 어딘가 익숙한 '이계인의 향기'를 뿜어 재미를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가족오락관' 도중 이구동성으로 '왁자지껄'을 하다가 19금 단어가 튀어나오고 만 '역대급 방송사고'를 언급해 출연자들의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성상담' 1인 방송을 준비 중이라고 고백한 허참은 "남성이나 여성이나 똑같다. 성에 대한 정보 정보가 부족해서 어떻게 하면 완성된 성을 알려줄 수 있을까 싶었다"며 "전문가와 함께 건강정보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오영실은 한 번 입을 열면 끝없이 뻗쳐 나가는 토크 줄기로 MC들의 진땀을 뺐다. "서서하는 프로그램은 '열림음악회' 빼놓고는 다 해본 것 같다"고 말한 오영실은 "'9시뉴스' 앵커까지 했었다. 당시 'TV유치원'을 했던 사람들은 '9시뉴스'를 안 줬다. 아나운서가 되면 뉴스를 하고 퇴직하는 게 꿈이었는데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기회가 왔다. 잘 해야지 하는 부담감에 입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입이 삐뚤어지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영실은 또 브룩쉴즈 닮은꼴인 백지연 때문에 KBS 아나운서 시험을 볼 때 긴장했고 말한 "엄마가 아침에 솜으로 직접 만든 찐빵 2개를 가슴에 넣어줬다. 나를 생각해주는 엄마의 사랑에 자신감이 생겼는데, 마침 백지연이 MBC에 스카우트 돼서 면접에 안 왔다. 인생이 이렇게 열리는구나 싶었다"고 생생하게 이야기를 전해 또 한 번 폭소케 만들었다.

사진에 대한 향수로 '아침마당'을 그만둔 뒤 사진작가의 길을 걷게 된 이상벽은 나무와 친숙해 사진만 봐도 어떤 나무인지 맞출 수 있다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MC들이 준비해온 나무 사진 전부 못 맞히는 반전을 보여줬고, 이를 지켜 보던 허참은 "내가 초창기에 농사 시작할 때 나무전지를 하는데, 이상벽이 보더니 '그렇게 하는 거 아냐'라면서 대신 해줬다. 그 나무 죽었다"고 폭로해 현장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이 외에도 녹화시간을 정확하게 끝냈던 레전드 MC들의 명진행 실력과 더불어 이상벽은 방송을 위해 작가가 써준 대본을 직접 자필로 옮겨 쓰는 노력들이 되면서 깊은 울림을 안겼다. 허참은 입담 외에도 수준급 그림실력과 가창력을 자랑해 박수를 이끌어 냈다.

대선배들의 활약에 막내인 붐을 비롯해 MC들은 제대로 된 입도 떼지 못하고 이야기 듣기에 급급했다. "과연 이 자리는 누구의 자리일까 궁금했다. 제가 너무 급하게 온 느낌"이라고 말한 붐은 자신의 개인기와 더불어 MC들의 별명을 붙여주면서 반짝이는 센스를 발휘했다.

시작부터 예의 바르게 선배들을 챙기며 예쁨을 독차지한 붐은 눈물의 VJ활동기와 더불어 아이돌들 사이 유행으로 번진 '시그니처 마이크'와 신인상을 받는 예능인들의 필수품이 돼 버린 '시상식 플래카드'를 최초로 만들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운세와 맞춰 흥하고 시든 금전수에 대해 언급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시청률 역시 전주 대비 상승했고 이날 최고의 1분은 이상벽이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벽이 나무 퀴즈에 쩔쩔 매는 모습이 7.2%(닐슨 수도권)를 기록하며 이날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