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잠실에서 1승1패로 인천으로 넘어온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박종훈과 문승원의 3,4선발을 내고 두산 베어스의 막강한 조쉬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의 1,2선발과 맞대결을 하는 것은 SK에게 분명히 불리해 보였다. 2패를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가면서 여유를 가지게 됐다.
인천에서 열리는 홈 3연전에서 앞서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3차전엔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가 나오고 4차전엔 국내 에이스 김광현이 등판한다. 두산은 이용찬이 3차전에 나오고 4차전엔 유희관 혹은 이영하가 등판할 예정이다. 두산과 SK가 1,2차전과는 반대의 상황이 된 것.
분명 선발 싸움에선 SK가 앞서 보인다. 하지만 SK는 인천에서 열리는 3연전이 갈수록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체력 때문이다.
SK는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특히 5차전은 연장 10회까지 4시간 54분의 혈전을 벌였다. 이어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를 치렀다. 정규시즌보다 훨씬 집중력이 높아져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포스트시즌을 벌써 7경기나 치렀기에 체력적인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경기 수 뿐만 아니라 경기 시간도 체력과 연관이 크다. 워낙 중요한 경기라 1구, 1구에 신경을 쓰게 되고 주자가 나가면 더욱 신중하게 플레이를 하게 된다. 정규시즌에 비해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체력 소모가 커진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 3시간58분으로 꽤 길게 진행됐다. SK가 타격을 많이 하면서 분위기가 올라갔지만 긴 시간은 체력을 소진하게 한다. 다행히 2차전은 3시간 15분으로 짧았다. 하지만 두산의 공격이 더 길었다. 그만큼 SK 수비수들이 그라운드에 오래 서 있었다.
SK로선 홈 3연전이 체력적으로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SK가 유리한 국면을 잡기 위해선 3,4차전에서 에이스들의 호투로 짧게 수비를 하면서 필요한 점수를 뽑아 승리를 챙겨야한다. 홈런은 분명 시간을 줄이면서 점수를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다행인 것은 4차전이 열리는 8일 비가 예보됐다는 점이다. 기상청 예보로는 8일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것으로 돼 있다. 만약 4차전이 우천으로 인해 열리지 않고 하루씩 연기된다면 SK로선 꿀맛같은 휴식이 될 수 있다. 3차전 1경기만 하고 하루 쉰 뒤 4,5차전을 하고 다시 하루 쉬고 6,7차전을 할 수 있다. 6일간 5경기를 치르는 일정은 SK에게는 체력적 부담이 크다. 하지만 우천으로 하루를 더 쉰다면 조금이라도 더 힘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지난 2년동안은 플레이오프 승리팀이 홈 3연전에서 상대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인천에서 열리는 3연전에서는 SK가 웃을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