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연애 경험 없는 모태솔로인데, 멜로를 할 수 있을까요?"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손나은(24)이 연기돌로 연기에 임하는 열정과 소신을 밝혔다.
미스터리 공포 영화 '여곡성'(유영선 감독, 발자국 공장 제작)에서 천민 출신이지만 사대부 집안에 들어오게 된 옥분을 연기한 손나은. 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여곡성'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여곡성'은 1986년 개봉한 이혁수 감독의 동명의 레전드 한국 호러 영화의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 공포영화의 마스터피스라 불리는 원작을 현실적인 캐릭터와 설정들로 바꿔 32년 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찾게된 것. 무엇보다 '여곡성'은 원작보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의 변화로 신선함을 안긴 것은 물론 스피디한 속도감을 더해 강렬하고 충격적인 공포물로 재탄생됐다.
특히 이러한 '여곡성'에는 데뷔 이래 첫 스크린 주연작에 나선 손나은에 대한 관심 또한 상당하다. 2012년 SBS 드라마 '도롱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을 통해 연기돌로 입문한 손나은은 이후 SBS 드라마 '대풍수' JTBC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tvN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그리고 영화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이하 '가문의 영광5', 12, 정용기 감독)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쌓은 그는 '여곡성'으로 첫 공포 장르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극 중 가문의 비극을 마주하게 된 기묘한 신력을 지는 여인 옥분 역을 맡은 손나은은 섬세한 표정 연기와 강렬한 눈빛으로 새로운 '호러퀸' 탄생을 예고했다.
이날 손나은은 '여곡성' 개봉을 앞두고 "너무 떨린다. 요즘 너무 긴장돼서 잠을 못자고 있다. 처음이라 어떻게 보여질지 걱정도 되고 내 모습이 어떨지 긴장도 된다. 에이핑크 새 앨범 내는 것보다 더 떨리는 것 같다"며 "예전에 '가문의 영광5'로 스크린 경험을 했는데 사실 기억이 잘 안난다. 관객들도 내가 그 작품에 나온지 모르는 분이 많더라. 그때는 너무 어려서 막연히 스케줄 따라갔던 기억만 난다. 영화에 대한 기억이 잘 안난다. 지금은 아무래도 경험이 있어서 조금 더 잘 아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무서운 것도 있었다. 내 입으로 말하기 창피하지만 가수 손나은이 아닌 배우 손나은으로 두 번째 보여드린 작품이라 더 무섭게 다가오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관객의 반응을 신경 안 쓰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에이핑크 멤버들 대표로 보여드리는거라 부담도 되고 잘해야 한다는 지점도 있었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첫 주연작으로 공포물인 '여곡성'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드라마를 여러 작품 했는데 늘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컸다. '여곡성'은 옥분이라는 캐릭터에 감정 이입이 잘 됐다. 처음 이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는 해외 가는 비행기 안에서 시나리오를 읽게 됐는데 후루룩 재미있게 잘 읽었다. 무엇보다 엔딩에서는 눈물도 나더라. 고민없이 이 작품은 하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로 주연을 해본 적이 없어서 영화 주연은 더욱 부담감이 컸다.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끈다는 것 자체가 큰 걱정이었다. 늘 선배들이 하는걸 보기만 했지 이끌어 간다는 지점이 너무 부담이 됐다. 그래서 작품에 임하기 전 혼자서 계획을 많이 세웠다. 그런데 막상 현장가서 연기를 하다 보니 연기 계획을 세운 게 소용이 없더라. 계산해서 연기하는게 오히려 힘들더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원작에 대해서는 "원작을 듣고 볼지 말지 고민을 하긴 했다. 유영선 감독에게 원작을 봐야 하는지 상의를 했지만 아무래도 원작을 보면 영향이 있을 것 같았고 유영선 감독도 안 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찾아 보지 않았다. 실제로 옥분 캐릭터는 각색이 많이 됐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여곡성'이란 영화가 있는줄 몰랐다. 엄마한테 듣고 알게 된 작품이다. 엄마가 공포 영화로는 정말 유명한 작품이라고 했고 지렁이 국수 신 같은걸 이야기 해줬다. 그래서 정말 잘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잘해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걸그룹 대표 미모로 불리는 손나은은 '여곡성' 촬영에서 걸그룹 활동과 다른 비주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가수 활동에서 예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면 연기할 때만큼은 내려놓고 싶었다. 이번 작품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연기할 때는 내려놓고 싶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사극 분장, 머리하는 것도 도전이었고 용기도 많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비주얼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오히려 때 분장도 더 하고 싶었고 메이크업도 더 진하게 하려고 했다. 사람들이 '저 캐릭터가 손나은이야?'라고 놀라길 바랐다. 그런 지점을 내심 바라며 촬영했다"며 "가수 생활과 배우 생활은 비슷하면서 다른 것 같다. 가수는 나름 오래 했고 익숙해져서 즐기면서 무대를 하는 것 같다. 멤버들과도 서로 의지하면서 하고 있다. 아무래도 연기는 처음,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다. 지금도 그렇다. 아직은 열심히 해야할 시기인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손나은은 "2012년에서 2013년 방송된 '무자식 상팔자'가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당시엔 정말 힘들었다. 워낙 대선배, 선생님들도 많이 계셨고 PD, 작가님도 대단한 분들이셨다. 그때 내 나이 19살이었는데 힘들게 촬영하면서도 굉장히 많이 배웠다. 그때 내가 제대로 연기하는 기분이 어떤건지 많이 느꼈다. 그때 아마 연기 재미를 느꼈다. 그 작품 이후 연기를 계속 하고 싶었다. 내겐 정말 감사한 작품이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하게 현장에서 많이 혼났던 작품이다. 촬영장가기가 정말 무서울 정도로 혼났다. 어린 마음에 자신이 없어졌지만 막상 또 현장에 가면 웃으면서 열심히 했던 작품이다. 지금 와서야 조금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요즘 그 작품을 다시 보면 '그때 어떻게 이렇게 했지?' '생각보다 잘했네' 생각이 든다. 그때 마음먹은 초심으로 돌아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돌 선배들 중 배우로 거듭나 작품을 잘 해내는 선배들이 많지 않나? 나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동안 작품을 하긴 했지만 그렇게 비중이 큰 역할이 아니었고 뭔가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아쉬움도 컸고 연기 갈증도 있었다. '여곡성'을 통해 조금 그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고 그분들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더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수지 선배나 임시완 선배도 그렇고 아이돌에서 배우로 입지를 굳힌 본보기지 않나? 그분들이 아이돌에 대한 편견, 자리를 잡아줬고 그래서 우리도 그걸 보면서 우리도 따라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손나은은 공포 장르에 이어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 액션 장르를 꼽아 관심을 모았다. 그는 "다음 목표로 하는 장르가 액션이다. '여곡성' 촬영 때문에 액션스쿨을 다녔는데 그때 액션 감독에게 단번에 패대기를 당했다. 이후에 열심히 노력해 와이어 신도 소화할 수 있었다. 확실히 나는 말로 하는 것보다 몸으로 움직이는 예능이나 연기가 자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액션 연기를 도전하고 싶다"며 "물론 멜로도 해보고 싶다. 다만 내가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TV를 볼 때 오글거리고 사랑스러운 장면들을 내가 할 수 있을지 싶다. 실제로 팬들에게 애교 한번 못 부릴 정도로 무뚝뚝한 성격이다. 그리고 사랑을 해봐야 멜로 연기를 해볼 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모태솔로다. 상대에게 데쉬를 받으면 철벽치는 스타일인 것 같다. 갑자기 첫눈에 반해 불타오르는 사랑을 하는 스타일이 아닌 시간을 두고 오래 지켜보며 사랑에 빠지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늘 타이밍을 놓쳤는데 그래서 연애 경험이 없다. 20대 중반인데 이제 사랑을 해보고 멜로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이 집 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 최홍일, 손성윤, 이재아, 김호창 등이 가세했고 '마녀' '동면의 소녀'를 연출한 유영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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