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2위 SK 와이번스가 적지에서 먼저 웃었다.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1차전을 잡았다. SK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장기인 홈런을 앞세워 7대3으로 이겼다. 한동민이 선제 투런, 박정권이 재역전 투런포를 때려냈다.
SK는 장기를 확실히 살린 반면 두산은 1선발인 조쉬 린드블럼이 무너졌다. 22일간을 쉰 야수들의 방망이는 실전감각이 무뎌져 있었다. 1위 두산은 불펜이 무너지고 수비까지 흔들리며 경기후반 추격할 동력을 잃었다.
올시즌 팀홈런 신기록(233개)을 만든 SK. 국내 최대구장인 잠실로 자리를 옮겨도 포신은 뜨거웠다. SK는 한동민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1회초 두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을 상대로 선제 투런 홈런을 쳐냈다. 무사 1루에서 몸쪽 낮은 139km 컷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우월 투런포로 연결시켰다. 한동민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4, 5차전에 이어 3경기 연속 포스트시즌 홈런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 마지막 타석 끝내기 홈런에 이어 연타석 홈런.
두산은 담답한 흐름속에 3회말 만회점을 만들어냈다. 2사 1,3루에서 6번 최주환이 1타점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1-2로 뒤진 5회말 두산은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선두 2번 정수빈의 2루타에 이어 1사 2루에서 4번 김재환과 5번 양의지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만루. 6번 최주환이 2타점 적시타를 뿜어냈다. 하지만 저력을 깨우진 못했다. 22일의 휴식에서 경기감각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의 경기전 일말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두산은 이어진 1사 1,2루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7회까지 7안타에 무려 9개의 볼넷을 얻었지만 3득점에 그쳤다. 쏟아지는 잔루를 주체하지 못했다. 7회말에는 무사만루의 황금찬스마저 무득점으로 날리고 말았다.
SK는 2-3으로 뒤진 6회초 1사 1루에서 4번 박정권이 우월 2점홈런을 터뜨리며 다시 경기를 4-3으로 뒤집었다. 재역전 투런포였다. 7회초에는 흔들리는 두산 불펜의 약한 고리를 물고 늘어졌다. 장원준의 연속 볼넷과 폭투를 틈타 5-3으로 달아났다.
SK 선발 박종훈은 4⅓이닝 동안 3안타 볼넷 5개,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 실패. 두산 1선발 린드블럼은 홈런 2방이 아쉬웠다. 하필이면 피홈런 바로 직전 볼넷을 내줘 충격을 키웠다. 6⅓이닝 6안타(2홈런) 5실점으로 패전 멍에. 마찬가지로 퀄리티 스타트 실패였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