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벽을 넘기는 힘든 것일까.
시즌 시작부터 우리은행이 막강 전력을 과시하며 7년 연속 우승까지 가시권에 뒀다. 3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에서는 우리은행이 70대 45로 신한은행을 대파했다. 무려25점차다. 신한은행이 무기력하게 무너진 탓도 있지만 '만년 우승후보' 우리은행은 역시 우리은행이었다.
지난해 특급 외국인 선수 역할을 했던 나탈리 어천와는 떠났지만 WNBA출신 장신 센터 크리스탈 토마스가 있었다. 토마스는 이날 21득점 16리바운드로 신한은행 골밑을 유린했다. 시즌 전 WNBA의 성적을 들며 우려가 나왔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토마스는 WNBA 워싱턴 미스틱스에서 평균 9.9분을 뛰어 1.8득점 1.5리바운드만 기록했다.
지난 시즌 MVP인 박혜진이 20득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맏언니 임영희도 13득점을 쓸어담았다.
반면 신한은행은 새 외국인 선수 쉐키나 스트릭렌이 15득점 4리바운드에 그쳤고 팀 에이스 김단비도 5어시스트로 우리은행의 벽을 넘지 못했다. 1쿼터부터 우리은행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앞서가며 12점차로 벌려놔 승기를 잡았고 줄곧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은 청주 KB스타즈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외국인 선수가 1명 밖에 뛸 수없는 올 시즌 규정으로 인해 WNBA에서 뛰고 있는 박지수를 보유한 KB만 외국인 선수 2명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예측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박헤진 임영희 김정은 등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문제와 토마스에 대한 우려로 걱정을 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우리은행의 건재가 확실해졌다. 매년 '엄살'을 떨어 '양치기소년'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위성우 감독이 올해도 "비시즌 동안 국가대표 차출, 부상자 속출 등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못했다"고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은 체력이나 높이의 열세를 연습량으로 커버하는 팀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우리은행의 연습량은 어마어마했다는 후문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