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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 무죄 결론…여호와의 증인 "역사적 판결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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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양심과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것은 병역 기피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돼 무죄라고 판결했다.

2004년 7월 종교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던 기존 판례를 14년 3개월 만에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전국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930여개 관련 사건에 모두 무죄가 선고될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이날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34)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관 13명 중 9명이 이 같은 결론에 동의했다.

병역법 88조1항은 현역 입영 통지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대법원은 그동안 종교적 병역 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병역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은 소수자를 관용하는 자유민주주의 기본 정신에 위배된다"며 "종교적·양심적 병역 거부는 정당한 병역 거부 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에 여호와의증인 한국지부는 1일 논평에서 "대법원의 전향적인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판결은 지난 65년 동안 전과자로서 온갖 불이익을 견뎌온 2만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과 가족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인권 의식의 성숙함을 보여준 역사적인 판결로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선량한 젊은이들이 군과 무관하고 자신의 양심에 반하지 않으면서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민간 대체복무를 통해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여호와의증인에 따르면 현재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재판이 진행 중인 신도는 대법원에 사건이 계류된 210명을 포함해 총 930명이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