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KBL 플라핑 명단, 왜 공개해야 하는가

by

올 시즌 KBL(프로농구연맹)의 가장 잘한 일은 단연 플라핑 제도의 도입이다.

지난 시즌까지 플라핑은 선수들의 선의의 경쟁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었다. 만연해 있었다. 정규리그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선수들이 쓰는 악랄한 '기술'이었다. 코트에서 요령이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악습이었다. 올 시즌 KBL은 제도화시켰다. 현장에서 잡기 힘든 플라핑의 특성. 때문에 사후 적발제도를 원칙으로 1회 경고, 2회부터 벌금을 누적 적용시켰다.



▶현장의 반응

확실히 많이 없어졌다. 일단 의도적 플라핑은 많이 줄어들었다.

10월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만난 KGC 오세근은 "확실히 선수들이 (플라핑이 제도화되면서) 의식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SK 김민수는 "골밑에서 몸싸움은 확실히 편하게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의도적으로 파울을 유도하기 위한 과한 액션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농구의 매력은 몸과 몸이 부딪치면서, 카타르시스를 가져다 준다. 이런 매력 때문에 전 세계에서 축구 다음으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 농구다. 플라핑은 이런 매력을 좀먹는 플레이. 때문에 NBA에서도 수 년전 많은 플라핑이 있었지만, 징계를 사후 적발과 제도화한 뒤 거의 없어졌다.

물론, 올 시즌 플라핑이 많이 사라진 이유 중 하나는 몸싸움을 최대한 허용하는 판정 기준이 많이 작용했다. 쓸데없는 파울을 최대한 줄이면서, 선수들은 강한 몸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헐리우드 액션에 휘슬이 반응하지 않으면서 치열한 몸싸움이 많아지기 시작했다.(부작용도 있긴 하다. 명백한 파울을 불어주지 않는다는 구단과 선수들의 항의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판정기준의 변화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이다. 이런 종류의 오심은 줄어야 하지만, 기본적인 판정 기준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판정기준이 흔들리면 안된다.)

결국, 플라핑의 제도화와 판정기준의 변화로 인해, 예년처럼 눈쌀 찌푸리는 과한 액션은 올 시즌 코트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상당히 긍정적 요소다.



▶플라핑의 킬러 컨텐츠화

하지만, 여기에 그치면 안된다. 일단 플라핑 판정 절차를 보자. 경기 종료 후, 분석관 및 심판의 경기 분석을 통해 플라핑 장면을 선정하다. 이후 심판위원회 심의 후 결정한다.

김동광 경기본부장, 황보삼남 분석관, 박웅열 판독관, 홍기환 심판부장, 이해건 판독관 및 분석관이 참석한다. 일단, 이들은 기존의 프로농구에서 감독과 행정 업무를 담당했거나, 심판 출신들이다. 여기에 또 다른 시각을 갖춘 외부 인사를 가세, 플라핑을 좀 더 면밀하게 살피게 할 필요가 있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플라핑 이후 활용법이다.

현 시점에서 플라핑은 KBL과 구단 내부에서만 알 수 있다. 외부에 노출이 되지 않는다. KBL과 10개 구단에 여전히 남아있는 '보수적' 시각 때문이다. 선수들과 농구를 '희화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런데, 플라핑 명단과 장면만큼, 농구 팬의 흥미를 끄는 요소는 많지 않다. 돈과 인력을 많이 들인 정형적 '마케팅'보다, 플라핑 장면을 KBL 홈페이지와 SNS,포털 사이트에 올리는 것만큼 강력한 '컨텐츠'는 찾기 쉽지 않다. NBA에서도 '샥틴 어 풀'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NBA 레전드 샤킬 오닐을 주축으로 선수들의 실수나 심판들이 잡지 못한 어이없는 트레블링 장면 등을 코믹하게 엮어서 내보낸다.

게다가 '플라핑 장면과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코트에서 과한 액션에 대한 경계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새로운 집행부로 바뀐 KBL은 많은 변화와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개혁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KBL은 좀 더 과감해야 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올 시즌 플라핑 표

번호=일시=쿼터 시간=선수(팀)=징계

1=10월17일=2쿼터 7분1초=최성모(DB)=1회(경고)

2=10월17일=연장 1차 18초=김현호(DB)=1회(경고)

3=10월20일=4쿼터 9분8초=정영삼(전자랜드)=1회(경고)

4=10월21일=2쿼터 4분34초=랜드리(KT)=1회(경고)

5=10월25일=3쿼터 8분52초=박재현(오리온)=1회(경고)

6=10월26일=1쿼터 2분8초=김민구(KCC)=1회(경고)

7=10월27일=2쿼터 5분3초=한희원(KGC)=1회(경고)

8=10월28일=1쿼터 5분36초=정희재(KCC)=1회(경고)

9=10월28일=4쿼터 2분20초=정효근(전자랜드)=1회(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