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원 vs 이승호.
넥센 히어로즈가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넥센은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대2 1점차 신승을 거뒀다. 2승으로 여유가 있었던 SK도 이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4차전까지 상대에 내주면 시리즈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양팀 모두 필사의 각오로 달려들어야 한다.
큰 경기는 선발 싸움. 4차전 양팀의 4선발 투수들이 맞대결을 벌인다. SK는 우완 문승원, 넥센은 좌완 이승호다.
문승원은 정규시즌 SK의 5선발 투수로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31경기 8승9패1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5선발 투수로서 150⅔이닝을 소화해주며 장기 레이스 선발진에 숨통을 틔워줬다.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가 정규시즌 막판 부진으로 이번 포스트시즌 불펜 이동하며 4선발로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경기는 정규시즌 경기와 비교해 하늘과 땅 차이. 압박감의 차원이 다르다. 2012년 데뷔해 지난해부터 정규 1군 멤버로 활약한 문승원은 올해가 가을야구 첫 경험이다. 27일 열렸던 1차전 선발 김광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8-5로 앞서던 상황 제리 샌즈에게 통한의 동점 스리런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팀이 9회 박정권의 끝내기 홈런으로 10대8 승리를 거뒀기에 다행이지, 문승원에게 큰 충격이 갈 뻔 했다.
선발로는 첫 포스트시즌 등판. 1차전 투구로 긴장을 풀었다면 문승원이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 다만, 1차전 투구 내용으로 인해 넥센 타자들이 문승원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다면 경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넥센 이승호는 올해 데뷔한 신인 좌완투수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김세현과 트레이드 된 유망주다. 지난해 KIA 입단 후 곧바로 팔꿈치 수술을 받고 회복 기간을 거쳐 올해 6월부터 넥센 불펜으로 활약했다. 정규시즌 막판 선발진에 구멍이 났을 때 4경기 연속 선발 수업을 받았다. 구속이 그렇게 빠르지는 않지만 당차게 공을 던져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선발 중책을 맡았다. 당시 3⅓이닝 2실점 무난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이승호 입장에서는 한화와의 경기보다 훨씬 긴장될 수밖에 없는 경기다. SK에는 홈런 타자들이 즐비하고, 특히 좌완에 강한 우타자 최 정, 제이미 로맥, 이재원, 김동엽, 정의윤 등이 중심에 버티고 있다. 넥센은 3차전 1이닝만 던진 안우진을 준플레이오프 때처럼 이승호 뒤에 바로 붙이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