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가 끝났다. 클레이튼 커쇼는 3일의 시간을 달라고 했다. 과연 LA 다저스에 남을 것인가.
커쇼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7이닝 4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유독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이를 악물고 7이닝까지 버텼지만, 팀의 준우승을 막지는 못했다.
이번 시즌이 커쇼와 다저스의 계약 마지막 해였고, 커쇼에게는 옵트 아웃이 남아있다. 옵트 아웃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계약 조건대로 다저스에 남아 남은 2년 동안 6500만달러(약 741억원)를 받게 된다. 반대로 옵트 아웃을 행사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타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커쇼는 월드시리즈 등판을 마친 후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3일 동안 다저스 구단과 대화를 나눠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예측은 반반이다. 이유는 커쇼가 최근들어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성적도 떨어지면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있기 때문이다. '지구상 최고의 투수'라는 찬사를 듣던 메이저리거지만, 명백한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상황에서는 커쇼가 옵트아웃을 실행해 FA 시장에 나간다고 해도, 다저스가 보장할 금액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안정적으로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하고, 다저스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부심이 큰 만큼 커쇼가 남을 확률도 적지 않다.
다저스 동료들은 공개적으로 커쇼가 팀에 나길 바라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커쇼는 유니폼을 입고있을 때 다저스 그 자체가 된다"며 상징성을 언급했고, 켄리 잰슨도 "커쇼는 최고의 선수다. 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커쇼를 놓친다면 메이저리그 최고의 왼손 투수를 잃는 것"이라며 '붙잡기'에 나섰다.
주어진 시간은 3일. 내년에도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커쇼를 볼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