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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백일의낭군님'PD "처음엔 5% 예상...도경수X남지현 케미 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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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또 하나의 청춘사극 신드롬이 일어났다.

tvN 월화극 '백일의 낭군님'이 12.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지상파 포함 전채널 월화극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tvN 역대 월화극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순위 TOP5에 랭크되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다. '백일의 낭군님'의 인기 비결은 명확하다. 탄탄한 대본, 쫀쫀한 연출, 그리고 도경수와 남지현을 필두로 한 김선호 김재영 조성하 조한철 등 배우들의 열연이 시너지를 내며 지금의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이 드라마를 기획한 소재현PD 또한 "도경수와 남지현의 케미가 좋았다"고 인기 비결을 꼽았다.

"처음 주인공들만 리딩을 했었다. 그때부터 케미가 좋았다. 도경수는 신기한 배우다. 눈이 너무 맑다. 바스트샷을 찍을 때 빠져들게 만드는 몰입도가 있었다. 몸을 많이 쓰는 스타일도 아니고 리액션이 과하거나 하지도 않은데 희한하게 상대의 리액션을 다 받아들인다. 연기를 특이하게 잘하는 스타일이다. 남지현은 처음에 '쇼핑왕 루이' 때도 사투리를 썼고 비슷한 캐릭터라 걱정했었다. 그런데 남녀 주인공이 둘 다 1인 2역을 해야 하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지현이가 시원시원해서 평강공주 같은 느낌이 있다. 코믹감도 좋고 연기를 전체적으로 깊게 하는 친구 같다. 노력도 많이 해서 스태프 감독님 작가님 모두 지현이를 좋아한다. 착하고 귀엽고 연기도 잘하고 똑똑해서 여자 스태프도 좋아한다. '지현맘'들이 현장에 많다. 연출자가 힘들면 오히려 본인이 괜찮다고 할 만큼 체력도 좋다. 캐스팅 운이 좋았다."

도경수와 남지현 뿐 아니라 '백일의 낭군님'에는 매력 포인트가 많았다. 정제윤 역을 맡은 김선호는 특유의 능글맞은 연기로 도경수와 이색적인 브로맨스를 보여주며 여심을 흔들고, 김재영은 묵직한 카리스마로 눈길을 끈다. 조성하와 조한철은 명불허전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한소희는 절대 미색을 뽐내며 극적 긴장감을 조성한다. 전반적으로 연기 구멍 하나 없이 조화를 이룬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백일의 낭군님'은 튀는 구석 없이 매끄러운 진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조한철 조성하 김선호 등 배우들이 다 연기를 잘했다. 배우의 결이 맞는다고 해야 하나. 코믹 캐릭터도 있고 멋진 캐릭터도 있고 전체적인 결이 잘 맞았다. tvN에서도 오랜만에 청춘사극을 하는 거라 신경이 많이 쓰였다. 배우 프로필을 봤을 때 영화적으로 해줄 수 있는 분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스태프도 영화 '봉이 김선달' 촬영팀을 뽑았다. 사극을 해봤고 영화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팀을 고르고 싶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톤을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 대중적인 시선에 맞추려 했다. 그 기준에서 너무 떨어지면 드라마가 너무 쉽고, 또 기준보다 너무 높으면 어려워질 수 있다. 그 선이 잘 맞았다. 궁에서의 음모, 송주현의 해학과 꽁냥거림 같은 밸런스 조절이 잘 됐다."

스토리 자체도 흥미로웠다. '백일의 낭군님'은 완전무결 왕세자에서 졸지에 무쓸모남으로 전락한 원득과 조선 최고령 원녀 홍심의 전대미문 100일 로맨스를 다룬 작품이다. 일각에서는 방송 전부터 출생의 비밀, 신데렐라 로맨스, 기억상실, 궁중 암투 등 클리셰로 점철된 뻔한 드라마라고 색안경을 끼기도 했지만 방송 이후에는 클리셰를 절묘하게 비튼 예상 밖 전개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송주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민초들의 아기자기한 일상과 원득과 홍심의 알콩달콩 로맨스, 그리고 궁에서 벌어지는 피 튀기는 권력 싸움이 묘한 밸런스를 이루며 시청자의 구미를 자극한 것.

"일단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편하게 볼 수 있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디즈니 영화 같은, 영화 '동막골' 같은 그런 드라마를 만들자고 했다.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시청자 니즈를 맞춘 것 같다. 또 노지설 작가님의 글이 근본적으로 따뜻하다. 나쁘기만 한 캐릭터는 없다. 김차언(조성하)도 왕(조한철)도 다 사연이 있다.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들이 만든 드라마다. 배우 제작진 스태프 모두 너무 착했다. 나쁜 말을 못하는 현장이었다. 모범사례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 결과는 대박이었다. 지난 9월 10일 5%로 시작했던 작품은 어느 새 두배 넘게 시청률이 상승했고, 연일 자체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신기록 제조기를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시청률 5%만 넘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월화극 부담도 있었고 경쟁작들이 기라성 같은 배우분들이 출연해서 걱정도 했다. 그런데 거기서 뚫고 나가다 보니 '백일의 낭군님'은 자식 같은 느낌이다. 매주 월드컵 같다. '조금만 더 힘내 줘'하는 느낌이다. 배우 작가 감독 모두 아침부터 시청률 얘기를 한다. 두근두근하고 행복하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