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에 대한) 고민을 아주 많이 했습니다."
SK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원정 1, 2차전에서 모두 패하며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린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3차전 필승을 목표로 라인업을 전면 개편한 것이다. 어차피 한 판만 지면 시리즈를 마감하는 입장.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꺼내보겠다는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장 감독은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SK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3차전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전날 선수단에는 휴식을 줬지만, 장 감독은 쉴 수 없었다. 플레이오프를 허무하게 3경기로 끝내지 않기 위해 여러 대응 방안을 고민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2차전 패배 후 "(3차전에는)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던 장 감독은 특히 선발 라인업 구성을 어떤 성향으로 짤 것인지를 두고 생각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크게 보면 라인업을 수비형으로 짤 지 아니면 공격형으로 구성할 지를 놓고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결론은 공격적으로 가기로 했다. 어차피 오늘 지면 끝이라서 최대한 상대 선발(박종훈)에게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를 전면 배치하는 라인업을 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넥센은 이번 포스트시즌들어 처음으로 젊은 선수들 위주로 타순을 구성했다. 특히 '넥센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는 김혜성(2루수)-송성문(3루수)이 테이블 세터를 맡았다. 그 뒤로 서건창-박병호-김하성이 나서고, 고종욱이 선발 중견수로 뒤를 받쳤다. 장정석 감독은 "김규민보다 고종욱이 박종훈 상대 성적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중심 타자 역할을 하던 제리 샌즈는 7번으로 나온다. 장 감독은 "샌즈가 사이드 투수 공을 잘 쳤지만, 박종훈은 그보다 손이 아래에서 나오는 유형이고 아직 상대한 적이 없어 하위 타순으로 냈다"고 밝혔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