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졌다. 한 판만 지면 그대로 가을 무대를 마감하는 넥센 히어로즈가 마운드 총력전으로 1승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덩달아 포스트시즌 들어 불펜의 핵으로 떠오른 '앙팡 테리블' 안우진의 재출격과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넥센은 지난 27~28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한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 2차전에서 모두 패했다. SK는 한국시리즈에 1승 만을 남겨둔 입장. 넥센 장정석 감독은 "(3차전에는)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며 평소 그 답지 않은 매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 그대로 전달됐다.
3차전 승부의 실마리는 우선적으로 마운드에서 풀어내야 한다. 결과적으로 따져보면 1, 2차전 때 믿었던 외국인 원투펀치인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해커가 모두 5회 이하에 무너지면서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1차전 때는 타선이 살아나며 경기 막판까지 팽팽한 힘의 접전을 펼쳤지만, 9회말 마무리 투수 김상수가 박정권에게 끝내기 투런 홈런을 맞으며 고배를 들었다. 2차전 때는 너무나 무기력했다. SK가 거의 일방적으로 주도해 나간 경기였다.
때문에 3차전에서는 일단 선발 한현희 외에 모든 불펜진이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1, 2차전 선발이었던 브리검과 해커, 그리고 4차전 선발이 예상되는 좌완 이승호를 나머지는 전부 출격 가능이다. 특히 불펜의 포인트는 안우진의 출격 타이밍이다. 안우진은 지난 1차전 5회말에 등판했다가 2사 2, 3루에서 김성현에게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두 명은 앞선 투수 윤영삼이 내보낸 주자라 안우진의 실점은 1점이었다.
홈런과 거리가 먼 김성현에게 던진 실투 1개가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지만, 이를 제외하고 이날 안우진의 구위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후 이틀을 쉬었기 때문에 3차전 등판에는 크게 무리가 없는 상태다. 원래라면 4차전 선발인 이승호 뒤에 나오는 것으로 대기해야 하지만, 지금 넥센은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오늘 이기지 못하면 내일도 없기 때문에 한현희가 초반에 흔들린다면 그 다음으로 안우진이 출격이 거의 확실시 된다. 과연 안우진이 준플레이오프 때처럼 팀을 구하는 쾌투를 이어갈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