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스카이돔 강자들이 남아있다!
SK 와이번스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한국시리즈행까지 1승만 남았다. 이제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3, 4차전에 집중해야 한다. 1경기라도 덜 치러야 한국시리즈에서 최강팀 두산 베어스와 후회 없이 싸워볼 수 있다.
SK를 살린 건 홈런포. 1차전 4개, 2차전 3개를 터뜨리며 넥센을 힘으로 눌렀다. 자신들의 팀 컬러를 긴장감 넘치는 가을 무대에서도 그대로 살렸다. 이 홈런의 힘이 원정 2연전에서도 이어진다면 조기에 시리즈를 종료시킬 수 있다.
변수는 홈구장 인천 SK행복드림구장과 넥센 홈구장 고척 스카이돔이 다르다는 것. 행복드림구장은 KBO리그에서 홈런을 치기 가장 좋은 구장으로 손꼽힌다. 외야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아 다른 구장에서 외야 플라이나 2루타가 될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 홈런이 된다. 하지만 고척돔은 다르다. 좌-우 파울폴대까지 거리 99m, 중앙 펜스까지 122m다. 외야 펜스 높이도 3.8m로 높은 편이다. 결코 홈런을 치기 쉽지 않은 규모다.
그렇다면 대포 군단 SK가 고척돔에서는 홈런 생산력이 떨어질까. SK는 올해 고척 원정에서 8경기 10개의 팀 홈런을 기록했다. 홈에서는 72경기 125홈런을 쳤다. 수치로만 따지면 홈에서 훨씬 많은 홈런을 쳐냈다.
하지만 기대를 품게 하는 요소도 있다. 1, 2차전 홈런을 못쳐 손이 근질근질하나 선수들이 고척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SK팀 '고척의 사나이'는 한동민. 3개의 홈런으로 팀 내 고척돔 최다 홈런이다. 한동민이 1, 2차전 극도로 부진했는데,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4번타자 제이미 로맥과 강타자 김동엽도 마찬가지. 두 사람 모두 1, 2차전 장타에서는 침묵했는데 고척돔에서 나란히 2홈런씩을 쳤었다. 1차전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했었던 정의윤이 마지막 1홈런의 주인공이다.
반대로 1, 2차전 연속 홈런을 기록한 간판 최 정도 2홈런으로 고척돔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상승세를 탄 최 정에 침묵했던 다른 타자들까지 홈런을 치면 SK는 훨씬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