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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줄부상에 수비라인 붕괴 '남은 일정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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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겠다. 대안도 없고…."

요즘 수원 삼성 구단과 서정원 감독이 자주 내뱉는 하소연이다. 알고 보면 괜한 '엄살'이 아니다.

잠깐 상승세로 웃었던 수원 삼성이 연이은 악재에 울상이다.

서정원 감독 복귀 이후 연승을 달렸던 수원은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ACL 준결승 2차전(24일)에 이어 전북과의 K리그1 34라운드(28일)까지 2연패를 했다.

호사다마일까. 수원에겐 이들 패배 못지 않게 뼈아픈 게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불안했던 수비라인이 또 붕괴된 것이다. 제대로 된 수비라인을 보유하지 못한 고충은 수원이 작년부터 겪어온 악재였다. 이번에 또 악화됐다.

최근의 연패 모두 선수들의 체력 저하, 특히 수비라인에서의 후반 체력 열세가 큰 원인이었다. 서 감독이 체력 걱정을 떼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수원의 전력 가운데 최근 들어 알게 모르게 이탈한 이는 김은선 박종우 구자룡 양상민, 사리치 등 5명에 이른다. 모두 주전급으로 필드 플레이어의 절반이 주저앉은 셈이다. 게다가 수비 자원들이다. 미드필더 사리치는 공격 전개가 일품이지만 수비 가담에서도 많은 공을 세웠던 알토란 같은 존재였다.

가시마전이 열리던 날 김은선은 절박한 심정으로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은선은 올시즌 새 주장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팀 내에서는 김은선만한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연이은 부상에 올시즌 제대로 뛰지 못했다. 지난 3월에는 왼쪽 발목 내측인대 파열로 6주일간 쉬었고, 지난 달 1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8라운드서는 쿠비에게 다쳤던 왼쪽 발목을 걷어차여 들것에 실려나갔다.

아픈 데 또 맞았으니 트라우마까지 겹쳐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해 볼 만큼 다 해봤지만 차도가 없자 김은선은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됐다. 결국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축구 부상 전문 기관에서 치료받고 싶어 독일행을 선택했다고 한다. 2주일 일정으로 나갔지만 언제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박종우는 지난 17일 제주와의 FA컵 8강전에서 상대 선수와 부딪혀 갈비뼈 2개가 부러졌다. 러시아월드컵 직전 염기훈의 월드컵 출전 꿈을 무산시킨 것과 비슷한 부상으로 올시즌 아웃이다.

중앙 수비수 자원인 구자룡과 양상민은 24일 가시마전을 앞두고 부상의 덫에 걸렸다. 구자룡은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통증이 극심한 병으로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 2주일 정도 경과를 지켜본 뒤 복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양상민은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가동 중지된 상태다.



사리치는 가시마와의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한 뒤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이튿날 병원에 가보니 오른쪽 내측인대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지만 2주일 정도 뛰지 못한다. 마땅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는 수원으로서는 사리치의 공백이 너무 크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원은 현재 체력 안배를 도와 줄 대체 인력이 없어 남은 선수들을 계속 돌리는 형국이다. 중앙 수비는 곽광선 조성진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경기 일정까지 사흘 간격으로 강행군을 해야 하니 체력 고갈의 악순환이다. '앓는 소리'를 달고 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FA컵 준결승, 리그 마지막 3위 싸움에 목을 매야 하는 수원이 이런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 볼 일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