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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경남과 2위전쟁'김도훈 울산감독"우리 스스로 승부 결정지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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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기회다. 남이 아닌 우리 스스로 승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이 28일 경남FC와의 '2위 전쟁'을 앞두고 강력한 결의를 밝혔다.

3위 울산은 28일 오후 4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1 스플릿 상위리그에서 2위 경남과 첫경기를 치른다. 양팀의 승점차는 불과 2점, 울산이 경남을 누를 경우 순위가 뒤바뀐다. 선수들 스스로 '승점 6점짜리 경기'로 인지하고 있는 이유다. 올시즌 울산과 경남은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비겼다. 가장 최근인 경남 원정에서 울산은 주니오의 멀티골로 3-0으로 앞서가다 후반 종료 직전 말컹에서 멀티골을 허용하며 3대3으로 비긴 쓰라린 기억이 있다.

경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경남 원정에서 3-0으로 이기다 막판 실점으로 무승부한 기억이 있다. 90분동안 마지막까지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아시안게임과 A매치 휴식기 이후 울산의 축구는 확 달라졌다. 박주호, 이근호 등 솔선수범하는 베테랑 에이스들이 팀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았다. 패스마스터 믹스의 영입으로 중원이 활기를 되찾았고, 킬러 주니오가 화려하게 부활했으며, 김인성 김태환 황일수 한승규 등 울산 육상부는 2선에서 리그 최강의 위협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특히 한승규는 23세 이하 공격수 중 가장 많은 5골5도움을 기록하며 전북 골키퍼 송범근을 위협하는 강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급부상했다. 김 감독은 "송범근의 경우 전북의 우승 메리트가 작용할 것이다. 한승규가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더 큰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리도 준우승, FA컵 우승 등 팀 성적을 내야 한다"고 봤다.

'리그 준우승과 FA컵 우승' 울산의 목표는 확고하다. 스플릿 5경기 목표를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리그 2위가 되도록 승점을 쌓는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 스플릿리그에서 힘든 경기를 했다. 그부분을 올해는 극복하고 싶다. 올해 우리 선수들이 노력한 부분이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선수들의 목표는 5전승이더라'고 하자 김 감독은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라며 웃었다. "한경기 한경기 전력을 다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5경기가 돼있을 것"이라고 했다.

ACL 4강에서 아쉽게 탈락한 수원과 FA컵 4강에서 또다시 마주하게 됐다. 율선운 ACL 8강에서 승부차기 혈투끝에 수원에 4강 티켓을 내줬었다. 김 감독은 "ACL 아쉬움이 컸지만 K리그 구단으로서 수원을 열심히 응원했다"면서 "서정원 감독이 어렵게 왔는데 정말 아쉬웠다"고 했다. 그러나 FA컵 2연패로 가는 가장 중요한 승부처, 4강에서 다시 만나게 된 수원을 상대로 독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수원에게 FA컵은 마지막 남은 ACL 직행 기회라는 말에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더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는 꼭 이겨야 한다. 왜냐하면 작년 우승 기분을 알기 때문에. 그 기분 아니까"라며 2연패 의지를 분명히 했다. "ACL에서 아쉽게 탈락한 설욕을 홈에서 꼭 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울산 스쿼드가 올시즌 무시무시한 뒷심을 보여주는 상황, 여유있게 상위 스플릿에 올랐다. "다른 팀에 비해 여유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아니다"라고 즉답했다. "우리도 생존보다도 더 절실한 준우승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존경쟁을 하는 하는 팀들은 그 팀들대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목표가 있고, 우리를 향한 기대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절실하다.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울산만의 팀 정신을 강조했다. "울산 현대라는 팀에 걸맞은 팀 정신을 만들고 싶다. 축구장에서 임하는 태도, 헌신, 희생, 이 팀에 어울릴 수 있는 격, 팀 스피릿을 만들고 싶다. 매경기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 매경기 그라운드에 쓰러질 때까지 뛰는 팀, 다음 경기가 아니라 오늘 이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는 마음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나 잘 따라주어 고맙다."

경남전을 앞둔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결연했다. "물론 오늘 3점을 따도 4경기가 남아 있다. 그러나 오늘 경기는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경기다. 남들이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승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누가 해주길 바라면 안된다. 그걸 해내야 한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