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이 쓴 겁니다."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선수단 상견례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불쑥 A4용지 뭉치를 보여줬다. 빼곡하게 채워진 종이 위에는 롯데 선수들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양상문 감독은 "이번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내게 제출한 '각오문'"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롯데는 26일부터 오는 11월 25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구장에서 마무리캠프 일정을 소화한다.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10명과 선수 30명 등 총 40명 규모다. 투수가 14명으로 가장 많고, 포수 자리에는 전, 후반기 주전 역할을 했던 나종덕, 안중열이 포함됐다. 내-외야에도 전병우, 한동희, 나경민 등 낮익은 얼굴들이 눈에 띈다.
양상문 감독은 "선수들에게 개개인의 목표를 설정해 적어보라고 했다. 본인의 장단점을 적고, 부족한 부분은 어떻게 보완할 지에 대한 계획을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칭스태프가 무작정 훈련을 시키는 시대는 지났다. 선수 본인이 새 시즌을 앞두고 보완해야할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킬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코치들이 팁을 던져줄 때 선수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숨은 목표도 있다. 양상문 감독은 "마무리캠프는 시즌을 마무리하는 자리가 아닌, 새 시즌을 준비하는 첫 단계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헛되이 보내서는 안되는 시간"이라면서 "선수들이 스스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적으면서 올 시즌을 돌아보고 마무리캠프 참가 전 마음을 다잡았을 것이다. 동기부여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