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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인터뷰] 후랭코프 "일본 관심 좋지만, 내게는 오직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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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다. 한국시리즈만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성공할 줄 알았을까.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한 세스 후랭코프는 물음표가 따라다니는 투수였다. 그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단 한경기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또 풀타임 선발 경력도 없다. 선발 등판을 하긴 했지만, 늘 불펜을 오가며 포지션을 바꿔왔다. 한국에서도 이름이 전혀 알려져있지 않은 투수였다. 하지만 두산은 연봉 70만달러(약 8억원)에 후랭코프를 영입했고, 그는 보란듯이 성공을 거뒀다.

올 시즌 풀타임으로 뛰며 18승3패 평균자책점 3.74. 개막 이후 7월 4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13연승. KBO리그 데뷔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었다. 동시에 다승왕 타이틀까지 거머쥐면서, 조쉬 린드블럼과 함께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로 맹활약을 펼쳤다.

후랭코프는 지금 일본 미야자키에서 한국시리즈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일본 구단들이 미야자키 경기장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후랭코프는 일단 무조건 한국시리즈에만 집중하고 있다.

-오늘(24일) 미야자키에 들어온 이후 두번째 투구(라쿠텐전 3⅔이닝 무실점. 최고 구속 150㎞)를 마쳤다. 현재 컨디션은 어떤가.

▶아주 좋다. 구속을 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던졌는데 매우 만족한다. 미야자키에서 보낸 열흘의 시간은 무척 좋았다. 날씨도 좋고, 좋은 경험인 것 같다. (지난 12일에) 나와 함께 들어온 린드블럼도 아마 같은 생각일 것이다. 야구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 만족스럽다.

-18승으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1~2번 더 등판할 기회도 있었는데, 일찍 시즌을 마무리했다. 20승 도전에 대한 미련은 없었나.

▶없었다. 물론 20승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 커리어에서 이렇게 긴 이닝, 많은 경기를 선발 투수로 뛰어본 적 자체가 없었다. 팀의 우승도 결정이 됐으니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 정도 성적을 낸 것에 만족하고, 마지막 한국시리즈에 집중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팀의 우승이 중요하다.

-정규 시즌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좋은 경험이었다. 스스로 더 발전한 느낌을 받고 있다. 물론 더 잘할 수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러지 못했던 보완점들도 눈에 보였다. 그래도 팀이 정규 시즌 우승을 했고, 한국에서의 다양한 훈련을 경험으로 쌓았으니 많은 도움이 됐다.

-일본 구단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나.

▶내게 관심을 둔다는 자체가 무척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그런 부분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일단은 무조건 한국시리즈에 집중해야 한다.

-우승 경험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시리즈에 대한 각오는?

▶마이너리그에서 소속팀이 1등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그건 우승이라 보기는 힘들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다면 내게는 진짜 '메이저' 리그에서의 첫 우승일 것이다. 무조건 이기고 싶다. 내가 나가는 경기에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포스트시즌 상대는 누가 될 것 같나. 어느팀 타자들이 더 까다로운 편인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까지 모두 봤다. 누가 올라와도 상관이 없다. 모두 다 까다로운 타자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넥센과 SK 모두 우리 홈에서 가까워서 좋은 것 같다.(웃음) 두산팬들이 원정 경기에 더 많이 올 수 있지 않나. 두팀 모두 공격력이 강한 팀이라 조심해야 할 것 같다.

-한국 생활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나.

▶매우 만족스럽다. 좋은 경험들을 많이 했다. 서울도 정말 좋다. 나 뿐만 아니라 아내나 딸에게도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곳이다.

미야자키(일본)=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