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김현중이 돌아왔다.
SS501 출신 배우 겸 가수 김현중이 KBS W 수목극 '시간이 멈추는 그때'로 컴백을 알렸다.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시간을 멈추는 능력자인 준우가 무늬만 갑인 건물주 김선아를 만나 점차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김현중 안지현 인교진 주석태 임하룡 등이 출연한다. 이 작품이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초유의 관심을 받는 건 바로 김현중의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김현중은 2014년 전 여자친구 최 모씨와의 갈등이 시작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를 둘러싼 혐의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최씨 폭행혐의였고, 하나는 임신을 둘러싼 16억 원 손해배상 소송이었다.
먼저 폭행 혐의는 최씨가 2014년 8월 2일 송파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며 알려졌다. 경찰은 9월 2일 김현중을 소환, 조사를 진행했고 김현중은 9월 15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9월 17일 최씨가 김현중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면서 폭행사건은 종결됐다. 경찰은 9월 29일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 송치했지만 사건은 최종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폭행 사건보다 더 큰 문제는 임신 소동이었다. 2015년 4월 최씨는 2014년 김현중의 폭행으로 아이를 유산했고, 11월 재결합 해 제주도로 크리스마스 여행을 떠나 또 다시 아이를 임신했는데 그 과정에서 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16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현중 측 또한 최씨에 대해 명예훼손 사기 공갈 등의 혐의로 맞고소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최씨 측에서 김현중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해당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최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으나 법원은 2월 8일 최씨에 대해 사기미수 혐의(메신저 대화 삭제를 통한 증거조작)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다만 최씨가 2015년 9월 낳은 아이는 친자확인 결과 김현중의 친아들로 밝혀졌다.
그런 가운데 김현중은 군 복무를 마쳤다. 그리고 팬미팅을 비롯한 복귀 신호탄을 쏘려던 순간 2017년 3월 26일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며 또 한번 구설에 올랐다. 연이은 사건 사고로 김현중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런 그가 2014년 KBS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이후 4년 만에 '시간이 멈추는 그때'로 컴백을 알린 것. 과연 김현중은 이 작품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대중은 그를 다시 받아들일까.
일단 해외 팬덤은 굳건하다. 23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다국적 팬들이 보낸 쌀화환이 가득했으며,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팬들이 몰려들었다. 문제는 그의 팬덤이 아닌, 일반 여론이다. 폭행 및 임신 사건에 대해 모두 무혐의 판결을 받긴 했지만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만큼, 대중의 시선은 차가울 수밖에 없다.
김현중은 "오랜만에 복귀작이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솔직히 지난 4년 간 많은 일이 있었다.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심려 끼쳐 드렸다. 어떤 말로 사죄와 용서의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연기와 음악으로 보답한다는 말보다는 인생을 살면서 좀더 사람다운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미혼부로 로맨스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 시청자분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솔직히 그렇게 깊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문준우를 완성시키는데 있어 어떠한 것이 가장 중요할까 생각했다. 사전제작 드라마라 문준우로서 지난 3개월 충분히 연구하고 열심히 살았다. 판단은 시청자 분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4년 만에 현장에 돌아오니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현장에 가서 현장감을 느껴보자고 생각했다. 사전제작이라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메리트가 있었다. 기회의 폭이 좀더 넓지 않나. 현장에서 많이 놀랐다. 불과 4년 만인데도 장비나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많이 변했더라. 디졸브의 연속이 아니라 휴식시간을 정확히 주고 체계적으로 변해서 적응이 어려웠다. 무조건 밤 새고 쪽 대본을 보는 환경이 아니고, 카메라와 조명 기구도 무선으로 바뀌어서 세팅도 빨라졌다. 이래서 스태프가 쉴 시간이 더 생겼다는 걸 느낀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대중에게도 충격이었지만, 김현중 본인에게도 충격적인 시간이었음은 분명하다. 김현중은 "솔직히 개인적으로도 이 자리가 편한 건 아니다. 그만큼 각오도 많이 하고 나왔다. 드라마 홍보도 하고 최대한 솔직한 얘기를 드리기 위해 나온 자리다. 지난 4년 간 어떻게 지냈냐고 하신다면 군대에 있는 2년은 굉장히 힘들었다. 군인이란 신분이 원래 힘들기도 하지만 외부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에 대해 군인으로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게 제일 힘들었다. 그런데 사실 힘든 것도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다. 군 생활 내내 힘든 건 아니었다. 군 생활에 적응하다 보니 외부와 단절돼 나만의 시간을 쌓는데 주력했다. 밖에 나갔을 때 어떻게 하면 내가 가장 괜찮을 수 있을까 연구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대를 전역하고 밖에서 만난 세상은 내가 다짐하고 나온 세상과 달랐다. 아직 진행되고 있는 일들에 대해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니 많이 놀랐던 것도 사실이다. 전역을 하고 사건사고가 있었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 밖에도 안 나가고 내가 정말 실패한 삶인가, 어떻게 하면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와중에 인교진 선배도 우연히 만났고 좋은 말을 듣게 됐다. 귀를 닫지 않고 열다 보니 그래도 조금씩 힘내라는 말이 들리기 시작하며 마음의 문을 열었다. 너무 혼자 고민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다시 드라마도 음악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오늘 하루가 너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살고 있다. 먼 미래가 없을 수도 있으니 오늘 하루만 보자는 생각으로 즐겁게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드라마 홍보 자리에서 이런 쪽으로만 질문을 받게 돼서 다른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다. 그래도 솔직히 말씀드리겠다. 아직은 아이를 볼 수 없는 입장이다. 아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뭐가 맞는지는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다. 어떤 말이라도 그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일이니 말을 아끼고 싶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상황이니까"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 작품은 김현중에게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는 많은 걸 내려놓은 모습이었다. 김현중은 "이 드라마 하나로 연기적으로 어떻다는 평을 듣는 건 기대하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주연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다. 감독님과 얘기했던 게 준우 만을 아닌, 같은 빌라 사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준우는 조력자가 되고 메인은 굳이 전회가 아니라도 되지 않겠냐는 얘기를 많이 했다. 어떻게 보면 팬분들이 주연인데 생각보다 분량이 많지 않다고 실망하실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드라마가 착하고 아름다운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런 포인트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내가 보여 드릴 수 있는 건 김현중이 마음 속의 얘기를 어떻게 하고 싶구나, 같은 대사라도 얼마나 내면적으로 성숙했는지 그런 부분들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현중에 대한 우려에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도 답했다. 곽봉철PD는 "캐릭터에 맞는 최적의 캐스팅을 했다고 생각한다. 김현중도 마찬가지다. 작품을 만들 때부터 캐릭터에 최적격이라 생각해 캐스팅했다. 다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임하룡은 "현중이는 현장에서 말이 없어서 내가 말도 걸고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착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좋았다. 나와는 부자처럼 재미있게 잘 찍었다"고 말했다.
데뷔 8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아 김현중과 호흡을 맞춘 안지현은 "잠을 못잤다. 성당 교회 절 다 갔다. 부담감도 많았다. 그런데 옆에서 너무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현장에 긴장하고 가도 즐길 수 있을 만큼 너무 잘 해주셨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혼란스러울 때도 많았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몰입하는데도 그렇고 도움이 많이 됐다. 오빠가 봐주시면 눈물이 주룩 흐를 정도로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 열심히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인교진은 "대립이라기보다 내 과거를 보는 것처럼 인물 관계가 얽혀있다. 디테일하게 말씀 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그 부분은 드라마를 통해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주석태는 "내가 알고 있는 범주 내에서 김현중은 참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다. 그래서 많이 보고 싶었는데 이틀 밖에 못봐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김현중의 캐스팅부터 방송사 편성, 환생 시간능력자 신의 존재 등 메인 소재에 이르기까지 해외 공략을 위해 만든 드라마란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현중은 "한창 활동할 때는 서양적인 것이 인기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동양적인 것이 가장 강력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트렌디 판타지 드라마를 선택하기도 했다. 솔직히 이 작품이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평이 많다. 나 또한 KBS W가 일반 분들에게는 생소한 채널이라 그러시는 것 같은데 이 또한 시작의 단계인 것 같다. 이런 나를 믿고 편성해주신 방송사, 제작사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곽PD는 "특별히 그런 점을 고려하고 만든 건 아니다"라고, 임하룡은 "나도 처음 그런 얘기를 듣고 내 얼굴이 해외에서 먹히나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찍다 보니 김현중과 티격태격 하고 하는 부분 등 재미있는 신이 많았다. 인교진과 10여 년 전 영화를 같이 했는데도 같이 연기하는 신이 한 신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렇다. 연기를 잘해 팬이 됐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주석태는 "신이라는 역할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대본을 믿기로 했다.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판타지물을 가장한 사랑물이더라.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내 롤모델은 어머니다. 그 맥락에서 신을 풀었다"고 눙쳤다. .
김현중은 어떤 복귀 성적표를 받게 될까.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2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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