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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100만달러와 세금 폭탄, 내년 외인 계약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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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 외국인 선수 계약에 난항이 예상된다.

포스트시즌이 한창이지만, 탈락하거나 진출에 실패한 팀들은 일찌감치 내년 대비에 들어갔다. 구단별로 선수단 정리에 나섰고, 외국인 선수들의 재계약 여부도 큰 틀에서 살펴보고 있다. 몇몇 구단은 빨리 움직여 리스트에 올라있는 외국인 선수들을 체크 중이다.

하지만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 계약에 있어 큰 폭의 변화가 있다. 먼저 KBO 이사회의 결정대로 외국인 선수 첫 시즌 계약 총액 상한선을 100만달러(약 11억원)로 설정했다.

최근 KBO리그에 온 외국인 선수 가운데 '대어급' 선수의 첫 시즌 몸값은 100만달러 전후에서 형성된다. 보통 빅리그 출신에 젊은 투수들이 100만달러 정도를 받는다. 올해 '신입'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최고 연봉자는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로 총액 110만달러(약 12억원)에 사인했다. 재계약의 경우 연봉이 큰 폭으로 뛴다. SK 메릴 켈리(175만달러)나 LG 트윈스 헨리 소사(120만달러),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145만달러) 등 다년차 선수들은 150만달러 전후의 연봉을 받고있고,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는 최고 연봉인 200만달러(약 22억원)를 받는다.

이사회가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을 설정한 이유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몸값을 잡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는 선수들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지나친 몸값을 요구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 또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 줘야 하는 이적료도 무시할 수 없다. 그동안 구단들은 이적료를 비공개로 처리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한국, 일본 구단들을 상대로 '선수 장사'를 하면서, 몇몇 선수들의 경우 이적료만 100만달러에 육박하는 거액을 지불하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지출은 더 컸던 셈이다.

제한선을 설정하면, 이런 몸값 거품을 막을 수 있는 순기능이 기대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좋은 선수들을 놓칠 가능성도 공존한다. 또 부상으로 올 시즌 도중 웨이버 공시된 에스밀 로저스나 일본프로야구에서 '쓴맛'을 경험한 윌린 로사리오가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상한선이 적용돼 무조건 100만달러 이하의 계약을 해야한다. 로저스는 올해초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할때 총액 150만달러를 받기로 했고, 로사리오가 올해 한신 타이거즈로부터 받는 연봉 추정액은 3억4000만엔(약 34억원)이다.

재계약 선수의 경우 상한선이 적용되지 않지만, 또다른 문제가 생겼다. 국세청이 올해부터 국내 일정 기간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들을 '국내 거주자'로 분류하고 있다. 때문에 선수들이 내야하는 세금이 2배로 늘어났다.

이 문제는 이미 현재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대부분 겪고있는 애로사항이다. 만약 내년 재계약 대상자가 된다면, 이런 이유로 구단에 보장 연봉을 더 높여달라는 요구를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선수들을 직접 살펴보는 스카우트 전문가들은 한국야구에 도전할만 한 젊은 유망주가 갈 수록 줄어드는 현지 상황과, KBO리그의 타고투저 현상 심화로 좋은 자원을 찾기가 갈 수록 힘들다고 말한다.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데려와 모두 성공을 거둔다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모험을 할 수도 없다. 구단들이 실질적인 지출을 줄이기 위해 설정한 연봉 상한선이 결국 덫으로 돌아오지는 않을까. 우려가 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