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기상회생했다. 팀의 기둥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태균(35)이 결승타를 때렸다. 한화는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9회초 김태균의 결승 2루타에 힘입어 4대3로 승리했다. 대전 홈에서 1,2차전을 내준 한화는 승부를 4차전(23일, 고척 스카이돔)까지 끌고 갔다. 2007년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져 오던 한화의 포스트시즌 5연패는 이렇게 끝났다.
김태균은 3-3으로 팽팽하던 9회초 1사 2루에서 넥센 세번째 투수 이보근을 상대로 우중월 1타점 2루타를 작렬시켰다. 1차전 결정적인 순간 대타로 나와 2사만루에서 3구 삼진을 당했던 김태균. 2차전은 출전조차 못했다. 결국 절체절명의 순간 한용덕 한화 감독은 김태균을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시켰다. 그리고 김태균은 보답을 했다. 1회초에도 좌전안타로 2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뒤 결승타까지 때려냈다. 4타수 2안타 1타점.
이날 선취점은 한화가 올렸다. 0-0으로 팽팽하던 2회초 4번 이성열의 볼넷, 김태균의 좌전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하주석이 1타점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7번 최재훈의 1타점 좌전안타가 뒤를 이었다.
한화는 무사 1,2루 찬스를 이어가 대량득점 가능성을 높였지만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플레이가 나왔다. 8번 김회성은 희생번트 실패뒤 강공으로 전환했는데 3루수 직선타가 나왔다. 3루 베이스 터치 뒤 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삼중살 플레이. 준플레이오프서는 두번째, 역대 포스트시즌서는 세번째의 희귀한 기록이었다. 넥센은 한숨을 돌렸고, 한화 덕아웃은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
넥센은 5회말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8번 김규민의 볼넷, 9번 김재현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1번 서건창이 1타점 우중월 2루타를 때렸다. 2-1. 이어 2사 2루에서 3번 제리 샌즈가 동점 적시타를 뿜어냈다. 2-2 동점.
한화는 6회초 1,2차전 찬스에서 침묵했던 제라드 호잉이 드디어 폭발했다. 2사후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로 우월 1점홈런을 때려냈다. 한화가 다시 3-2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한화의 기쁨도 잠시. 6회말에는 동점을 헌납했다. 1사 1루에서 한하 세번째 투수 이태양은 넥센 7번 김민성의 투수앞 땅볼을 잡았으나 급한 나머지 2루로 악송구를 날리고 말았다. 이태양은 머리를 감싸쥐었고, 더블플레이가 가능했으나 결과는 1사 1,3루 위기. 바뀐 투수 김범수의 폭투로 3-3 동점이 됐다. 넥센은 안타 하나없이 상대 실책을 틈타 동점에 성공했다. 3-3 동점에서 9회초 김태균의 결승타가 터져 나왔다.
급작스럽게 선발 임무를 맡은 한화 장민재는 4⅓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첫번째 투수 임무'였다.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은 7이닝 동안 95개의 볼을 뿌리며 6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으로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