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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100점 이상 속출, 확 바뀐 KBL리그 무슨 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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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점 이상의 고득점 경기, 계속 나올 수 있을까.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가 개막 후 20경기를 치렀다. 각 팀들도 최소 3경기씩을 치르며 긴장감을 털어내고 자신들의 색깔을 점점 보여주고 있는 단계다.

그런 가운데 주목할만한 게 있다. 팬들의 흥미를 높일 수 있는 고득점 경기가 속출한다는 것. 지금까지 치러진 20경기 중 한 팀이라도 10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연장전 포함)는 7경기다. 그 중 17일 원주 DB 프로미와 창원 LG 세이커스는 두 팀 모두 110득점 이상(117대116 DB 승)을 찍었다. 막강 공격력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가 개막 3연전을 모두 100득점 이상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까지 최근 9시즌 개막 후 20경기 100득점 이상을 기록한 사례가 총 8번이었는데, 9시즌 동안 모을 수 있었던 기록이 이번 시즌에는 단 번에 채워졌으니 곧바로 비교가 가능하다.

100득점 이상도 의미가 있지만, 평균 득점도 대폭 상승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같은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은 83.4점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87.0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공격 농구를 볼 수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규정. 코미디같았던 이 규정이 아이러니컬하게도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1m86 이하의 단신 외국인 선수들이 쉴 새 없이 빠른 공격 흐름을 만들어주고 있다. 장신 선수도 2m 이하의 선수들이 오자 기동력이 있다. 각 팀들이 골밑에 외국인 선수를 박아놓고 골밑 공격만 주야장천 하던 시절과 달리, 5명의 선수가 고르게 공을 만지고 뛰는 농구를 해 득점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규정 변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일단 U파울 강화가 가장 큰 원동력이다. 열이 오를만 하면 파울로 상대 흐름을 끊기 일쑤였는데, 이제 공과 상관 없는 파울은 할 수 없으니 확실히 경기 흐름이 끊어지는 횟수가 줄었다. 지난 시즌기록과 비교하면 초반 20경기 평균 파울수가 19.2개에서 17.0개로 줄었고, 대신 속공수는 4.8개에서 6.2개로 오른 걸 확인할 수 있다. 심판들도 개막 직후보다는 조금씩 파울 콜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몸싸움에 많이 관대해진 모습이다. 몸만 부딪히면 무조건 휘슬을 부는 구태에서 벗어나고 있다.

경기 종료 2분 전 실점 후 작전타임을 한 뒤 프론트 코트에서 경기를 시작하면서 공격 제한 시간을 14초로 당긴 것도 득점력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득점이 무조건 많이 난다고 재미있는 것이냐고 지적할 수 있지만, 농구를 잘 모르는 팬들을 흡입할 수 있는 최고의 요소는 다득점이다. 또, 외국인 선수 키가 작아져 국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하는데, 리그 흥행 없이는 국제 경쟁력 강화도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일단, 리그에 관심이 많아져야 그게 국가대표팀에 대한 관심과 지원으로 이어진다. 최근 단신 외국인 가드들의 출전시간, 볼 소유 시간이 늘어나며 국내 가드들이 죽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반대로 그동안 기를 못펴던 토종 포워드나 센터 자원들이 활발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일단은 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