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오는 24일(이하 한국시각)부터 대망의 월드시리즈를 펼친다.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베팅업체도 102년 만에 맞붙는 양팀간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의 우세를 점치고 나섰다. 미국 스포츠 베팅 전문 '웨스트게이트 라스베이거스 슈퍼북'은 보스턴의 우승 배당을 '-135', 다저스의 우승 배당을 '+115'로 설정했다. 이는 보스턴에 135달러를 베팅했을 때 100달러를 딸 수 있고, 다저스에 100달러를 걸었을 때는 115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다저스보다 보스턴의 우승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서 나타난 객관적인 전력을 보더라도 보스턴이 이길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보스턴은 정규시즌서 전체 최고 성적인 108승54패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뒤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3승1패, 리그챔피언십시리즈에서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4승1패로 누르며 대망의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보스턴은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6.22득점, 3.89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정규시즌서 시즌 마지막까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하지 못해 콜로라도 로키스와 순위 결정전을 거친 뒤 디비전시리즈에 진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3승1패로 눌렀지만,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4승3패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포스트시즌 11경기 평균 득점은 3.91점, 실점은 2.91점이다.
보스턴이 통산 14번, 다저스가 23번 리그챔피언이 올랐지만, 양팀이 월드시리즈 패권을 다툰 것은 1916년 한 번 밖에 없었다. 당시 보스턴이 4승1패로 다저스를 누르고 통산 4번째 월드시리즈 왕좌에 올랐었다. 지난 19일 리그 우승을 확정한 보스턴은 홈에서 열리는 1,2차전 선발로 일찌감치 크리스 세일과 데이빗 프라이스를 예고했다. 메이저리그 최강의 원투 펀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짜임새 넘치는 화력을 자랑하는 타선은 리그챔피언십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무키 베츠, J.D.마르티네스, 잰더 보가츠, 스티브 피어스, 재크 브래들리 주니어의 방망이가 살아있다.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팀타율 2할1푼8리가 말해주듯 월드시리즈에서도 마운드의 힘을 믿어야 한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1차전 선발이 유력한 가운데 이후 로테이션은 리치 힐, 류현진, 워커 뷸러 순이 될 공산이 크다. 류현진의 위치가 핵심인데, 이번 포스트시즌서도 원정에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홈에서 열리는 3차전에 류현진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따르면 3차전 선발은 최종 7차전 선발로 나서게 된다. 이번 월드시리즈가 어느 한 팀의 일방적 흐름이 아니라면 류현진에게 우승 향방이 걸린 최종전을 포함해 최대 2번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 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는 7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밀워키와의 리그챔피언십시리즈 원정 2,6차전에서는 합계 7⅓이닝 13안타 7실점으로 부진했다. 홈과 원정서 성적 차이가 뚜렷했다. 올 정규시즌서도 평균자책점이 홈에서 1.15, 원정에서 3.58이었다.
한편,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 감독은 선수 시절인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고, 로버츠 감독이 보스턴 시절인 2004년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홈 4차전에서 9회말 동점을 이끈 그 유명한 2루 도루 감행으로 보스턴 팬들의 기억에 각인돼 있어 이번 월드시리즈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