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이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의 녹취록을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이 사건은 '아동학대'라는 사회 문제로 확산됨은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며 그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김창환 회장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해당 음성 속 김창환은 "믿고 맡기면 패 죽여도 놔둬야 해. 연예인이라고 신문에 나와 봐라 너희 설 땅이 없어 XX야 누가 문제 있는 애를 XX 데려가. 판을 키우면 안 돼. 판을 키우면 너희 엄마 아빠가 더 괴로워. 지금의 10배는 괴로워"라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어 폭행 증거 사진도 공개됐다. 사진에는 엉덩이에 남은 보라색 피멍 자국, 머리에 남은 핏자국 등이 담겨있어 심각한 폭행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소속사 측은 JTBC 취재진에게 "김회장이 석철군과 이야기하는 도중 일부 감정이 격해진 순간이 있었다"며 멤버전체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뉴스룸'이 끝나고 방송된 KBS2 '연예가 중계'에서는 이석철의 아버지와의 단독 인터뷰가 이어졌다. 이석철은 동생 이승현과 함께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로 활동했다. 아버지는 "3~4일을 밥을 못 먹고 잠을 못잤다. 우리 아이들 뿐만 아니라 같은 멤버들이 맞은 것을 알고 나니 너무 속상했다"며 "(이석철이) '그래도 이 악물고 맞으면서 참았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토로했다.
이석철의 아버지는 "어떤 어른이나 아이들을 보호해야 맞다. 때리는 사람을 옆에 둔 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분노하며 "이러한 회사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 음악 하는 아이들이 많을 텐데, 우리나라의 어떤 기획사에서도 아이들을 때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폭언, 폭행의 증언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창환 회장은 방송 전 또 한 번 '사실무근'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공식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 1년 4개월 전 멤버들의 폭행 피해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처럼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라며 "어제도 밝혔듯이 제가 지난 근 30년 동안 수많은 가수들을 발굴해오면서 단 한번도 폭행을 사주하거나 방조한 적이 없으며, 멤버들을 가르치거나 훈계한 적은 있어도 폭언이나 폭행을 한 적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라고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저의 잘못과 불찰에 대해서 주시는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의혹에 대해서도 정직한 태도로 마주하여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과장된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창환의 해명은 되려 독이 됐다. 이날 이석철의 기자회견과 녹취록 등이 공개됨에도 불구하고 김창환 회장의 반성과 사죄가 없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이라는 제목의 국민청원 글이 등장했다. 해당 청원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너무 화가 난다"며 "평균 연령 15살인 더 이스트라이트는 소속사 프로듀서로부터 약 4년 간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왔다고 폭로한 그룹 더 이스트라이트가 눈물을 흘리며 그간 겪어왔던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말 너무 가슴이 찢어진다. 꼭 누군가를 살해해야만 처벌을 받나요.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은 자신들의 꿈 때문에 처참하게 학대 당하면서도 4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부디 여러분들의 강력한 청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해당청원은 2400명을 돌파했다.
한편 더 이스트라이트와 소속사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의 갈등은 지난 18일 알려졌다. 더 이스트라이트의 측근이 한 매체를 통해 "멤버들이 프로듀서 A씨에게 폭언 및 폭행을 당해왔으며, 김창환 회장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통해 "프로듀서 A씨의 폭행 사실을 인정했으며, 책임을 통감하고 퇴사했다고 밝혔다. 반면 폭행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부모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였으며, 이후 폭언이나 폭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창환 회장이 이를 방조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리더 이석철이 19일 서울 광화문 변호사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5년 지하 연습실 녹음실, 옥상 등에서 소속사 PD A씨로부터 야구방망이 등으로 엉덩이를 상습적으로 맞았다. 집에 가서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다"며 "김창환 회장님은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살살해라'고 말하며 이를 방관했다. 또한 상처를 치료시키지 않고 방송에 출연시켰다"고 소속사의 입장를 전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그는 "멤버들을 말을 하지 못할 거 같다. 제가 대신해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법적으로 조사를 받고 참석하는 부분에 있어서 솔직하게 말을 다 할 것이다. 이 일이 우리 멤버들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다"라고 말하면 눈물을 흘렸다.
이석철, 이승현 형제는 문영일 프로듀서를 비롯해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인 교사 또는 방조 등의 책임을 물어 민형사상 법적인 조치를 취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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