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 등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고 해외로 이민을 간 사람이 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미회수금액은 4000억원에 달했다.
19일 이규태 바른미래당 의원(정무위원회)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금융기관에 채무를 갚지 않고 해외로 이민을 가버린 사람은 총 2345명이다. 채권액은 총 4381억원으로 회수한 금액은 총 채권액의 4%인 164억원에 그쳤다. 4217억원은 회수하지 못한 셈이다.
연령대 별 미회수 금액은 50대가 16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61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의 채무액은 전체 채무액의 74%에 달했다.
고액 채무자 10명의 채권액은 578억1400만원이었으며 빚이 가장 많은 사람의 채권액은 118억6000만원이었다.이들 10명 중 9명은 법인에 연대보증으로 채무를 졌으며, 6명은 회사 대표이사였다.
현행 국외 이주 관련 법규에는 금융기관 빚을 갚지 않은 사람에 대한 규정이 없다. 개인정보 보호로 인해 출국 직전에 개인 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없어 이민을 떠나는 사람이 빚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사실상 힘들다.
이 의원 측은 "금융기관에 빚이 있으면서도 해외로 이민을 나가는 채무자는 채권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고액 채무자들이 해외에 재산을 숨겨둔 뒤 고의로 이민을 통해 도망갈 수 있는 만큼 관련 법령을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