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시즌 초반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KB손보는 지난 16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한공과의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홈 개막전에서 주전세터 황택의와 백업세터 양준식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세트스코어 0대3 완패를 막지 못했다.
황택의는 1세트에서 쓰러졌다. 14-16으로 뒤진 상황에서 블로킹 이후 착지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발을 밟고 오른발목을 접질렸다. 설상가상 양준식도 3세트 19-16으로 리드하던 상황에서 '대한항공 차세대 에이스' 정지석의 발을 밟고 쓰러졌다. 권순찬 KB손보 감독은 "경기를 하다 보면 선수들이 다칠 수도 있다"라며 애써 허탈함을 달래려 애를 썼다.
황택의와 양준식은 17일 오후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았다. 진단 결과, 황택의는 4주, 양준식은 1~2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다행히 KB손보에 세터가 한 명 남았다. 지난 시즌 신인 최익제(19)였다. 권 감독은 "최익제를 준비시키겠다. 나이가 어리지만 국가대표 무대 등 어디를 가도 팀을 리드하는 선수다. 자신감을 가진다면 충분히 해낼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날 대한항공의 한 선수도 KB손보 세터 부상 소식에 웃지 못했다. '차세대 에이스' 정지석이었다. 3세트에서 충돌로 양준식의 부상에 관여됐다. 박기원 감독은 "지석이가 상대 부상에 마음을 아파하고 있다. 마음이 여린 선수다. 잘 달래보겠다"고 말했다. 정지석은 동업자 입장에서 양준식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정지석은 "같은 선수로서 (양)준식이 형한테 정말 미안하다. 이긴 것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크게 안 다쳤으면 하는 생각밖엔 안 든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