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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갑질 의혹' 돌비 정조준…구글·아고다 등 외국계기업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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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외국계기업의 불공정행위 근절에 나선다. 글로벌 시장의 시장지배력과 특허 등을 바탕으로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 국내에서 불공정한 거래 및 영업을 했다는 의혹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첫 시작은 음향표준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돌비다. 공정위는 지난 8월 돌비가 국내 중소기업에 끼워 팔기, 부당한 특허권 도용 주장 등에 대해 실태파악에 나섰고, 최근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용태 의원(자유한국당)의 '돌비 갑질' 지적에 "관계자가 제기한 민원 등에 따라 이미 현장조사를 실시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돌비 조사 때는 계약서 내용만 살폈지만 이번에는 특허 사용에 대한 수수료, 위약금을 받는 부분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고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세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특허와 관련한 복잡한 사안이라 시간은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철저한 조사를 통해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돌비는 최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A중소기업을 직접 감사하고 '계약서에서 허가되지 않은 부분에도 돌비의 특허기술을 사용했다'며 라이선스 비용의 20배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요구, 갑질 의혹을 받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등과 표준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체결할 때 다른 기술까지 계약하도록 강요하는 식의 끼워팔기 횡포 의혹도 갑질 논란으로 비화 된 상태다. 돌비가 2015년 비슷한 혐의로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의혹이 공정위 조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면 과징금과 고발 조치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의 불공정한 거래 및 영업행위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구글과 아고다, 애플 등이 대표적이다. 저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업체인 동시에 외국계기업이라는 점에서 국내에서 별다른 제재는 받지 않았다. 이들 업체는 최근 공정위의 돌비 현장조사가 이뤄졌던 점에서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올해 국감에서 구글·애플·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의 불공정 행위로 인한 국내 기업과 역차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구글의 경우 공정위가 2013년 국내에서 불공정행위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재조사에 나섰고, 아고다도 불공정행위에 대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이 국감에서 거론되고 있다. 애플의 경우 국내 통신사에 광고비를 떠넘겼다는 갑질 의혹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공정위가 돌비 이외 다른 글로벌 기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해당업체에 대한 조사일 가능성이 높아 긴장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과 달리 외국 기업은 규제와 의무를 회피하는 행태가 빈번히 발생,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IT업계를 중심으로 역차별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공정위의 돌비 조사를 시작과 국감에서 외국계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것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당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