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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미디어데이]결국은 불펜싸움, 교체타이밍이 운명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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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판만 이기면 올라간다. 해커를 제외한 모든 투수가 대기다."(넥센 장정석 감독)

"모든 선수들이 불펜으로 갈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 뒀다."(KIA 김기태 감독)

결국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승부의 향방을 가르는 것은 불펜의 대결이 될 공산이 커졌다. 4위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과 5위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모두 단기전 승부의 흐름을 거머쥐기 위해 '불펜 총동원령'을 발호했다. 여차 하면 불펜 물량전으로 흐름이 바뀔 수 있다. 누가 더 정확하고 날카로운 교체 타이밍을 잡느냐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양팀 감독은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다음날 열리는 1차전에 대한 전략을 밝혔다. 일단 넥센은 외국인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을 선발 예고했다. 이에 맞서는 KIA는 이달 초 오른쪽 옆구리 부상을 당했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을 깜짝 예고했다. 김 감독은 "얼마 전까지 부상 때문에 고민을 했는데,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 알아본 결과 투구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1차전 선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선발에 의해 경기가 완료될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넥센은 1승만 거두면 되기 때문에 브리검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불펜진을 전부 끌어 쓴다는 전략이다. 물론 브리검이 완봉급 역투를 이어간다면 굳이 불펜을 가동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단기전 총력 승부에서 이런 경우는 잘 나오지 않는다. 투구수나 이닝이 적더라도 흐름이 좋지 않으면 바꿔주는 게 보다 합리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지난 13일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시리즈 2차전에서 LA다저스가 4⅓이닝 동안 72구 밖에 던지지 않은 류현진을 그대로 교체한 사례를 생각해보면 된다. 또한 브리검의 투구수가 적은 상황에서 일찍 교체해 승리한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투입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 수 있다.

KIA 또한 불펜진이 일찍부터 예열을 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비록 양현종의 상태가 호전됐다고 해도 불과 10여일 전에 부상을 당했던 투수다. 양현종은 지난 4일 대구 삼성전 때 우측 늑간 근육 미세손상 부상을 당했다. 경미한 부상이어서 16일 등판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간의 휴식 때문에 투구 리듬이 온전히 유지되고 있을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때문에 초반 난조가 우려된다. 또한 부상 재발 우려도 있다. 결국 KIA 벤치도 조심스레 상황을 지켜보다 양현종의 구위나 컨디션이 약간이라도 불안하며 불펜을 일찍부터 투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의 향방을 가르는 것은 양팀의 불펜진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타이밍과 순서다. 과연 어떤 타이밍에 누구를 먼저 투입할 지를 잘 결정해야 한다. 치열하게 전개될 양팀 벤치의 수 싸움에서 과연 누가 승자가 될 지 주목된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