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깊은 한국행이다.
'플라잉 덤보'가 돌아왔다. 전인지(24)가 무려 2년 동안 기다렸던 LPGA 우승을 고국에서 이뤘다.
전인지는 1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전인지는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하며 단독 2위 찰리 헐(잉글랜드)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전날까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전인지는 버디쇼를 펼치며 헐에게 3타 차 앞선 채 경기를 먼저 마쳤다. 챔피언조에 속한 헐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면서 전인지의 시즌 첫 우승이 확정됐다. 전인지의 LPGA투어 우승은 2016년 9월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2년1개월 만이자 통산 3승째다.
지난주 국내에서 열린 UL인터내셔널 우승에 이은 겹경사. UL인터내셔널에서 4전 전승으로 한국의 첫 우승을 이끈 전인지는 연속 우승으로 한국에서 감을 확실하게 잡고 돌아가게 됐다.
될듯 말듯 번번이 아쉽게 우승을 놓치다 급기야 페이스를 잃어버렸던 전인지의 부활은 반갑다. 김효주에 이어 KLPGA 지존으로 미국에 진출한 전인지의 출발은 화려했다. US여자오픈 우승을 발판으로 LPGA 투어에 입성한 2016년 신인왕과 최저타수상(베어 트로피)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이후 좀처럼 추가 우승이 나오지 않았다. 2017년에는 준우승만 5번, 3위를 2번 기록했다. 아쉬운 '2인자 징크스' 속에 결국 올해 들어 슬럼프가 찾아왔다. 지난 5월 킹스밀 챔피언십 공동 2위가 올 시즌 최고 성적이다.
뜻갚은 이번 우승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전인지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생각난듯 인터뷰 도중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공동선두로 출발했던 헐은 이날 1언더파 71타를 기록,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세계랭킹 1위 박성현(25)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2언더파로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 2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이 박성현과 같은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박성현은 9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키게 됐다. 교포 이민지(22·호주)와 대니엘 강(26·미국)이 주타누간과 함께 공동 3위. 디펜딩 챔피언 고진영(23)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잡아내는 뒷심을 보인 끝에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7위로 대회를 마쳤다. 배선우(24)는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8위를 기록하며 KLPGA 투어의 자존심을 지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