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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온 태극전사들, 벤투호 키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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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태극전사들이 벤투호의 순항을 이끌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이후 치른 A매치 3경기. 한국은 2승1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칠레와 우루과이라는 강호들을 차례로 만났음에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지난달 11일 칠레를 상대로 0대0으로 비겼고, 12일 우루과이전에선 2대1로 이겼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거둔 통산 첫 승이었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고 싶다"던 벤투 감독은 목표를 달성했다. 벤투 감독이 발탁한 선수들도 펄펄 날고 있다. 벤투 축구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고 있다. 첫 3경기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지난 6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골을 넣거나 활약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첫 소집에선 남태희(27·알두하일)가 번뜩이는 플레이로 각광 받았다. 9월 7일 코스타리카전에선 환상적인 드리블과 슛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우루과이전에서도 남태희는 선발로 출전해 90분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남태희는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패스와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공략했다. 좋은 컨디션과 기술을 선보이며 벤투 감독이 꾸준히 꺼내 쓰는 카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는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테크니션'이기도 하다.

황의조(26·감바 오사카)는 우루과이전에서 A매치 통산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황의조의 데뷔 첫 득점은 지난 2015년 10월 13일 자메이카와의 친선 경기에서 나왔다. 거의 3년 만에 골을 넣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이후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대회다. 황의조의 노련함이 더 빛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여세를 몰아 성인 대표팀에서도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탁월한 위치 선정과 박스 안에서 공을 지키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 20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실축 후 집중력을 발휘해 선제골까지 넣었다. 과거 대표팀에서의 부진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석현준(27·스타드 드 랭스)도 약 2년 만의 A매치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석현준은 탄탄한 우루과이 수비진 사이에서 공을 따냈다. 1-1로 맞선 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선 높이 떠 헤딩을 날리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골문 왼쪽에 서있던 에딘손 카바니가 얼떨결에 걷어냈지만,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침투하던 정우영을 향했다. 이 공을 정우영이 가볍게 툭 차 넣어 2대1 승리를 견인했다. 석현준의 헤딩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승골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보여준 강렬한 임팩트였다.

대표팀은 현재 지동원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공격의 핵심인 이재성(홀슈타인 킬) 역시 부상으로 A매치를 뛰지 못했으나, 새 얼굴들이 번갈아 가며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큰 대회가 남아있다. 하지만 모처럼 돌아온 태극전사들이 벤투호의 키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