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조원우 감독과 롯데 자이언츠은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을까.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조 감독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년 재계약 후 첫 시즌을 마친 직후 거취 이슈가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조 감독과 프런트 간의 불화설이 나돌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감독이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성적이 문제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손아섭, 민병헌을 잡는데 178억원을 투자했다.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 포수 강민호를 잡지 못했지만, 지난해 후반기 대역전극으로 3위를 달성했던 타선, 불펜의 힘이라면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7연패를 당하더니, 고비마다 실망스런 경기력을 드러냈다. 현장 지휘관인 조 감독의 경기 운영 능력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잔여 경기 일정에서 5위 싸움을 펼치던 KIA 타이거즈에 밀린데 이어, 14일 안방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1대5로 패해 삼성 라이온즈에게도 밀려 7위로 시즌을 마감한 부분도 아쉬움을 더했다.
이러한 성적 책임이 조 감독에게만 있느냐는 곱씹을 부분이다. 린드블럼, 강민호의 재계약 불발 당시 롯데의 소극적 자세가 원인이었다는 얘기가 많았다.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 베테랑 포수의 부재가 조 감독의 시즌 구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됐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린드블럼의 빈 자리를 채웠던 펠릭스 듀브론트를 교체 시기가 한참 지난 9월에서야 내보낸 결정 역시 지금까지 물음표가 이어지고 있다. 종합해보면 성적 부진이라는 비난의 화살을 조 감독에게만 집중시키긴 어렵다.
이런 가운데 롯데가 새 감독을 찾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경우 조 감독이 잔여 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팀을 떠나고 새로운 인물이 자리를 채울 것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롯데는 이미 성적을 이유로 사령탑 경질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데려온 이종운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 조 감독을 재계약 첫 해에 같은 이유로 내치기에는 부담감이 크다. '총수 이슈'로 대외적으로 조심스런 행보를 펼치고 있는 모기업 입장을 고려해보면 롯데가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롯데를 바라보는 시각은 변화 쪽에 쏠려 있다. 롯데는 올해까지 최근 3년간 FA 영입에 476억원을 투자했다. 이럼에도 성적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장 운영 주체인 감독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감독은 올 시즌 수 차례 위기에서도 뚝심있게 버티면서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결과'를 내지 못한 채 평가의 시간을 맞이했다. 이제 롯데의 선택 만이 남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