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 알파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마이너스였다.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 자이언츠의 가장 큰 아쉬움 중 하나로 외국인 선수 활약 부진이 꼽힌다. 국내 선수 이상의 기량을 펼치면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영웅'이 아닌, 고비 때마다 무너지면서 먹튀 논란을 자초했다. 롯데가 올 시즌을 함께 시작한 3명의 외국인 선수 중, 보스턴 레드삭스 출신이자 메이저리그 통산 31승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펠릭스 듀브론트는 이미 지난 9월 초 보따리를 쌌다.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는 결별이 유력해 보인다.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번즈는 광활한 수비 범위와 하위 타선에서 터뜨려주는 알토란 같은 안타, 저렴한 몸값이 부각되면서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3일 현재 132경기서 실책이 22개로 팀내 1위, KBO리그 전체 2위다. '메이저급 수비'라는 지난해 찬사가 무색할 정도. 시즌 타율도 2할6푼9리(461타수 124안타, 23홈런 64타점)로 지난해(3할3리·423타수 128안타, 15홈런 57타점)에 비해 떨어졌다. 홈런과 타점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 그러나 월별 성적에서 타율 3할8푼5리(96타수 38안타), 12홈런 28타점을 몰아쳤던 지난 6월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모두 한 자릿수 홈런과 타점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도 2할3푼1리,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도 34에 그친 점을 감안해보면 실속이 없는 타격을 보여준 셈이다. 1년 사이에 공-수에서 빛을 잃은 외국인 타자로 전락했다.
4시즌 간 롯데에서 활약한 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레일리는 올 시즌 30경기서 11승13패, 평균자책점 4.74다. 내용을 뜯어보면 완연한 하락세다. 평균자책점은 4시즌 만에 가장 높은 숫자를 찍었고, 소화 이닝(178⅓이닝) 역시 데뷔 시즌인 지난 2015년(179⅓이닝) 이후 가장 낮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역시 15차례로 4시즌 중 최소다. 탈삼진수는 178개로 4시즌 중 가장 높으나, 이닝당 투구수는 최소였던 지난해(15.8개)에 비해 높아진 17.1개다. 레일리는 한때 제구가 흔들리면서 후반기 들어 오버스로에서 사이드암으로 투구폼을 교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봉책이었을 뿐, 부진의 돌파구가 되진 못했다. 네 시즌 동안 롯데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으나, 시즌 초반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다 중반 이후에 살아나는 모습을 거듭하고 있다. 구위나 제구 역시 '외국인 투수'라는 타이틀에 걸맞을 정도로 위력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총액 117만달러(약 19억원)의 적잖은 몸값도 부담스럽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효율적인 투자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점까지 고쳐야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게 대다수의 평가다.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두 외국인 선수가 변화라는 수술대에 가장 먼저 오를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