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무궁화가 경기 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아산은 1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2(2부리그) 32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 41분 김민균, 후반 29분 안현범의 골을 묶어 2대0으로 이겼다. 아산은 승점 60점(17승9무6패)으로 성남(승점 56점)의 추격을 뿌리쳤다. 남기일 성남 감독은 이날 직접 아산을 찾아 경기를 분석했다. 33라운드에서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 아산은 경찰청의 축구단 폐지 통보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1위를 지켜냈다.
아산은 다음 시즌 K리그에 참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경찰청이 갑작스럽게 축구단 폐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통보였다. 선수단 수급이 중단되면서 전역자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 시즌에는 14명의 선수만이 남게 된다. 축구단이 폐지되면 이 선수들은 다음 시즌 K리그에서 뛸 수 없다. 자원을 낭비하는 셈이다. 게다가 아산은 K리그1 1위 직행을 노리고 있는 팀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에도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10월 초 6명의 선수들이 전역하면서 선수단 규모는 더 작아졌다. 박동혁 아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14명의 선수들이 끝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이다. 그보다도 군경팀이 존재해야 하지 않나 본다. 국가대표에도 마찬가지이고,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그 문제를 고려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갑자기 수급이 안 되면 선수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산시나 프런트 모두 마찬가지다. 심도 있게 고민하길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등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없어진다고 하니 사실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없다. 선수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위대하고 잘하는지, 실력으로 보여주자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오늘도 열심히 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의 기대대로 아산은 달아날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안산이 시작과 함께 수비 라인을 깊게 내렸다. 라인을 촘촘하게 유지하면서 아산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나 아산은 '실력'으로 뚫어냈다. 짧은 패스와 번뜩이는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창출했다. 전반 42분에는 김도혁이 오른쪽 측면으로 길을 열어줬다. 구대영이 안현범에게 패스했고, 안현범은 문전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침투하던 김민균이 감각적인 힐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귀중한 선제골이었다. 실점한 안산은 후반전 공격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후반 29분 안현범이 상대 실수를 틈타 정확한 중거리 슛을 날렸고,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쐐기골이었다.
아산 선수들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도 1위 사수를 위해 꿋꿋이 뛰고 있다.아산=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