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패럴림픽 수영 3관왕' 조기성(23·부산시장애인체육회)이 인도네시아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자유형 100m에서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기성은 9일 오후(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대회 첫 경기 남자 자유형 100mS4(1-4) 결선에서 1분25초80의 기록으로 결선진출자 8명 중 두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일본의 스즈키 다카유키가 1분22초81의 대회 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S1~4등급이 함께 경쟁하는, 조기성(S4)의 주종목에서 S5등급이던 일본 스즈키의 등급이 S4로 조정되는 돌발 악재가 있었다. 장애인 스포츠 등급에서는 숫자가 클수록 장애가 덜하다. 자신보다 장애가 가볍고 기록은 비슷한 스즈키와의 경쟁을 앞두고 조기성은 "당일 컨디션이 승부를 가를 것이다. 밥먹듯이 훈련을 해왔다.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모두 펼쳐보이면 제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하반신 절단 장애인 스즈키는 스타트대에서 점프하며 출발했다. 물속에서 바를 잡고 출발한 조기성과 시작부터 차이가 났다. 그러나 조기성을 치열하게 따라붙었다. 50m 턴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발로 벽을 찰 수 있는 힘을 지닌 스즈키와 턴에서 승부가 갈렸다. 2위에 그쳤지만 마지막까지 포기를 모르는 조기성의 역영은 눈부셨다.
뇌병변 장애로 인해 하체를 쓰지 못하는 조기성은 13세 때인 2008년, '수영을 하면 걸을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희망을 품고 첫 물살을 갈랐다. 눈부신 재능에 타고난 강한 의지, 타고난 성실성이 더해지며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스무살 되던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자유형 100-200m 금메달을 휩쓸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고 이듬해인 2016년 리우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패럴림픽의 새역사를 썼다. 사상 최초로 자유형 50-100-200m(S4)에서 금메달 3개를 휩쓸며 '패럴림픽의 박태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리보다 강력한 폭풍 스트로크로 세계를 제패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리우패럴림픽 직후 첫 국제대회에서 '등급 악재'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는 혼신의 레이스로 빛나는 빛나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조기성은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50-100-200m 3종목에 도전한다. 10일 펼쳐질 남자자유형 200m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