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농구의 해마다 바뀐 외국인 선수 제도는 팬들에게는 혼란을 야기시켰다. 구단들 역시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장기 전략을 세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부터 도입된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은 키를 재는 사진까지 전세계로 뻗어나가며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됐다.
제4회 스포츠조선 한국농구발전포럼 2부 주제 'KBL 지속 가능한 외국인 선수 규정을 찾자' 패널로 나선 김승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이도현 울산 현대모비스 사무국장, 김성기 안양 KGC 사무국장, 김경호 전 체육기자연맹 회장은 한목소리로 신장제한 철폐를 언급했다. 패널들 바로 앞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인사가 있었다. 이정대 KBL(한국농구연맹) 총재였다. 이 총재는 포럼 전 과정을 꼼꼼하게 지켜봤다.
최근 수년간 오락가락 외국인 선수 제도는 KBL 행정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켰다. 이 총재는 포럼에 앞서 "좋은 논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외국인 선수 제도에 대한 개인적인 개선안을 가지고 있지만, 여러 단장님들의 의견을 폭넓게 구하고 있다. 다음 시즌부터는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 패널들은 자유계약, 신장제한 철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번 시즌을 마친 뒤 KBL 외국인 선수 제도는 또 한번 도마에 오른다. 자유계약, 신장제한 철폐에는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졌다. 이 총재도 일정부분 공감하고 있다. 2명 대신 1명으로 인원 축소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예전 KBL 집행부는 위에서부터 변화를 주도했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서 구단들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불통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총재는 "투명하고 소통하는 집행부를 만들어 갈 것이다. 3년 임기 내 확실한 변화로 발전, 성장의 토대만 마련해도 소임을 다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수 사무총장과 김동광 경기본부장, 이준우 사무차장 등 KBL 관계자들도 토론에 귀를 기울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