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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화의 HOOK가요] 최연소 문화훈장...방탄소년단, '한글날'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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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덩기덕 쿵더러러', '얼쑤', '지화자 좋다'

미국 뉴욕의 시티필드에 퍼진 우리의 소리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4만 여명의 팬들이 한국어로 노래를 '떼창'했다. 뉴욕 지하철은 특별 운행을 증편하고, 역사에는 한글 안내문이 붙었다. 그리고 10월 9일 한글날, '527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방탄소년단(BTS)이 문화훈장의 주인공으로 공식 발표됐다.

설명이 필요할까. 방탄소년단은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외국의 수많은 젊은이가 우리말로 된 가사를 집단적으로 부르는 등 한류와 한글 확산에 기여한 공을 인정 받았다. 이낙연 총리가 한글날 경축식에서 직접 이를 언급하면서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아이돌 최초임은 물론이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8일 "문재인 대통령의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7명 전원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낙연 총리는 방탄소년단에 대해 "외국의 수많은 젊은이가 우리말로 된 가사를 집단으로 부르는 등 한류 확산뿐만 아니라 한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화관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문화 향상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문화훈장 중 5등급에 해당하는 훈장. 대중문화인 중 역대 수여자는 고 백남봉, 송해, 조용필, 이수만, 이미자, 배용준, 싸이 등이다.

업계에서도 충분히 받을 만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올해 8월 발매한 '러브유어셀프 결 앤서' 앨범 타이틀곡 '아이돌'에 '덩기덕 쿵더러러', '얼쑤', '지화자 좋다' 등 한국의 전통 추임새를 노래 가사에 넣었으며, '아이돌'의 스페셜 버전 뮤직비디오에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팝스타 니키 미나즈의 영어 랩 가사 발음이 한글 자막으로 삽입했다.

자신들이 세계적인 관심과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도 한글 가사를 고수하고, 한국적인 요소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앨범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그들이 일종의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를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이어진 바다.



타이밍도 드라마틱하다.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꿈의 스테이지, 뉴욕스타필드 스타디움 공연을 대성황리에 마친 시점이었다. 미국 뉴욕 시티필드 스타디움에서는 공연장을 가득 메운 4만여 명의 현지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한국어 떼창'으로 따라 부르는 진풍경이 연출하기도 했는데, 특히 공연 당일 뉴욕 지하철의 운행이 증편되고, 역사에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장에 가는 법을 알려주는 한글 안내문이 붙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국 대중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은 "방탄소년단이 뉴욕 시티필드에서 환호성 가득한 쇼로 미국 투어를 마무리했다"고 보도하며 "노래 가사 대부분은 한국어이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사를 찾아보기 전까지 오히려 더 신비하게 느껴지며, 방탄소년단이 전하는 메시지는 정말 아름답다"는 팬들의 인터뷰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밖에 뉴욕타임즈, CBS, 폭스, NME 등 미국과 영국의 주요 매체들이 방탄소년단의 시티 필드 스타디움 공연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한글날인 9일 오전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는 개최된 '572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이낙연 총리는 방탄소년단을 언급했다. 이 총리는 "한글 배움터인 세종학당이 57개 나라 174곳으로 확산됐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방탄소년단의 한글 노래말을 받아적고 따라 부른다. 자랑스러운 방탄소년단에게 정부는 문화훈장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해 현재 활동 중인 K팝 아이돌 그룹이다. 데뷔 전부터 끊임없이 또래들이 바라보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감을 사왔다. 그들이 외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대변하면서 응원과 호응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팬덤은 단단하게 응집됐으며 커져 나갔다. 10대 소년 같은 모습에서 어느 덧 '청춘'을 노래할 수 있는 청년들로 성장했고, 또 한 번 성장하며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는 당위성을 가졌다.

이 과정을 함께 지켜봐 온 팬들은 더욱 강하고 단단하게 결속했고, 방탄소년단이 현재의 위치에까지 오르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평이다.

joonamana@sportschosun.com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