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이도연(46·전북)이 2연패 목표를 기어이 이뤄냈다.
이도연은 8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센툴 국제서키트에서 열린 핸드사이클 여자 개인 도로독주(H2-4) 결선에서 21분 16초133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26분07초656을 기록한 한국의 왕계현이 2위를 달리며 한국 사이클 대표팀이 금-은메달을 휩쓸었다.
이도연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장애인 체육의 간판스타다. 여름에는 사이클 선수, 겨울에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1년 내내 달리고 또 달린다. 지난 겨울 평창패럴림픽에서 포기를 모르는 불굴의 레이스는 국민들에게 큰 감동으로 기억됐다.
이도연은 자타공인 만능 스포츠우먼이다. 34세에 탁구를 시작해, 2012년 육상선수로 변신했고, 2013년 핸드사이클 선수로 전향했다. 이듬해인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핸드사이클 여자 개인도로 H3-4와 도로독주 H1-5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고, 2016년 리우패럴림픽 여자 개인도로 H4에선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 딸의 자랑스러운 엄마로서 그녀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44세의 나이에 스키에 입문한 그녀는 올해 3월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노르딕스키 국가대표로서,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스키 7개 전종목을 완주했다. 눈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로 "그래도 저 예쁘지 않나요?"를 외치던 그녀는 진정 아름다운 철녀였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폭염속에서도 철녀의 신화는 이어졌다. 인천 대회에 이은 생애 두번째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 2연패를 약속했고, 이날 완벽하게 첫 단추를 끼우며 금빛 약속을 지켰다.
경기를 앞두고 이도연은 "훈련과 경기를 하면서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정말 세월 가는 줄을 모른다. 값진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자체가 너무 좋다. 그래서 도전한다.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보고 싶다"고 했었다. "노르딕스키와 핸드사이클이 쓰는 근육이 다르기는 하지만, 나의 체력과 몸을 믿는다. 할 수 있다"던 자신감은 결과로 입증됐다.
이도연은 금메달을 확정 지은 직후 "2연패 해서 정말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항상 매순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했다. 정상을 오롯이 지켜낸 '철녀'는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봤다. "훈련을 많이 해도 항상 긴장해서 뛰는 스타일이다. 경기 전에는 여유를 갖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2관왕 2연패의 목표가 아직 남았다. "3월 패럴림픽 후 다시 사이클 훈련을 하려니 힘들었다. 지원해주신 연맹 회장님에게 금메달로 보답할 수 있게 됐다"면서 "'넌 어딜 가나 잘할 수 있다'는 자세로 남은 대회도 임하겠다"는 당당한 각오를 밝혔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