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브레이커' 김승대(27·포항 스틸러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6일 "구자철이 급성 신우신염으로 휴식 및 안정이 필요함에 따라 소집명단에서 제외됐다. 포항 김승대가 대체 발탁됐다"고 전했다. 김승대는 약 8개월만에 A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4월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던 김승대는 "대표팀 욕심은 당연히 있지만, 그걸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팀에서 최대한 잘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승대는 3년 만에 팀의 상위 스플릿을 이끌었다. 그 노력의 결실로 파울루 벤투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대체 발탁이지만, 김승대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지난해 중국에서 포항으로 복귀한 그는 퇴장과 중징계로 많은 경기를 나서지 못했다. 김승대가 빠진 사이에 포항은 추락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양동현이 빠진 포항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 레오가말류가 기복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꾸준했다. 올 시즌 8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6일 강원FC전에선 팀이 0-1로 뒤진 후반 12분, 떼이세이라의 스루 패스를 받아 가볍게 동점골로 연결시켰다. 수비 라인을 단숨에 뚫고 나오는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김승대는 지난 1월 말 유럽 원정에서 신태용호에 승선했다. 가장 최근 경기는 지난 2월 3일 라트비아전. 국가대표에선 5경기 1득점으로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김승대는 물 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소속팀 포항에선 '제로톱' 형태로 출전하면서 공격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수비 라인을 깨고 침투하는 능력은 여전히 국내 최고로 꼽힌다. 게다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김승대는 미드필더, 2선 등에서 모두 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유럽파 지동원과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이 빠진 자리에 기용할 수 있다.
실력을 증명할 좋은 기회다. 벤투 감독은 당초 10월 A매치 명단에서 5명의 새 얼굴들을 뽑았다. 특히, 이진현(포항) 박지수(경남FC) 등은 생애 첫 A대표팀에 발탁되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장기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던 공격수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도 모처럼 부름을 받았다. 이처럼 벤투 감독은 기본 토대 하에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실험하고 있다. 9월에 뽑혔던 황인범(대전) 김문환(부산) 등도 깊은 이상을 남긴 결과, 이번에도 무난히 벤투호에 승선했다. 경험이 풍부한 김승대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에게 중요한 A매치가 다가오고 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