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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석방' 신동빈 회장, 8일 출근…'8개월 공백' 현안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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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5일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사흘만인 8일 곧바로 출근해 경영 일선에 복귀할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2월 13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된 지 약 8개월 만이다.

만 63세인 신 회장은 기록적 폭염이 이어진 올여름 서울구치소에서 지내며 체중이 구속 전보다 10㎏가량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8개월간 총수 부재로 사실상 올스톱된 그룹의 대규모 투자 등 경영 현안을 챙기기 위해 8일 롯데월드타워 사무실로 출근해 집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5일 저녁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뒤 집무실이 있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비상경영위원과 주요 임원들을 만나 인사하고 간단히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8일 정식 출근과 동시에 황 부회장을 비롯해 4개 사업 부문(BU) 부회장단을 주축으로 경영 현안을 보고 받고 회의를 할 예정이다. 업무보고에는 총수 부재로 밀려 있던 그룹 차원의 각종 투자 등 그룹 현안이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투자 규모가 약 4조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결정과 동남아시아 유통 및 제과 업체 인수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 롯데마트 사업 매각 등 해외 사업 전반도 재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신 회장 및 롯데 수사와 재판으로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혁안도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앞서 2016년 10월 경영비리 관련 검찰수사가 끝난 뒤 롯데그룹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5년간 7만명 신규 채용 및 총 40조원 투자 계획을 약속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 지원 등 직접적인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해 롯데의 기업 이미지 쇄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조만간 일본을 찾아 일본 롯데 경영진도 다독일 계획이다.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은 지분 구조상 일본이 상위에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이자, 한국 롯데 일부 계열사의 지주회사로서 한일 롯데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으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총수 부재로 막혀 있던 경영 현안들이 점차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총수 부재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는 측면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신 회장은 1심에서는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경영비리 사건의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최순실씨가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뇌물로 지원했다는 뇌물 혐의를 1심과 똑같이 인정했으나,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강요 피해자'에 가깝다는 점을 참작해 형량을 낮췄다. 함께 심리한 롯데그룹 경영비리 사건에 대해서도 1심에서 인정된 횡령 혐의는 무죄로 판단을 바꿨고, 롯데시네마 매점에 영업이익을 몰아줬다는 일부 배임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되 마찬가지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주도한 범행에 수동적으로 가담해 책임이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봤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