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2018년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대성공이다. 이미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가을야구 가능성만 확인해도 좋겠다 싶었는데 덜컥 11년만에 가을야구를 확정지었다. 4위 넥센 히어로즈에 1.5게임 앞선 3위. 남은 3경기에서 2승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3위를 확정짓는다.
성공 시즌이지만 한화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구석이 있다. 마운드 환골탈태를 경험했던 올해이기에 더욱 그렇다. 바로 토종 10승 투수를 만들어내는데 또 실패했다. 2015년 안영명(10승6패) 이후 3년 연속 대가 끊어졌다. 토종 붙박이 선발 부족은 한화 뿐만 아니라 KBO리그, 10개 구단의 공통 아킬레스건이지만 한화는 정도가 심하다.
올시즌 한화는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13승8패) 다음으로 팀내 최다승은 셋업맨인 송은범과 안영명이다. 각각 7승4패, 7승2패. 김재영과 장민재가 6승씩을 거뒀고, 선발로는 김민우가 5승9패를 기록중이다.
올시즌 한화의 마운드 변혁은 리그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허술한 마운드로 10년 넘게 암흑기를 걸어온 한화였지만 올시즌 팀평균자책점은 4.90으로 전체 2위,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은 4.21로 압도적인 1위였다. 한화는 불펜 1위를 시즌 내내 한차례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만 놓고보면 다소 아쉽다. 성과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재영이 경험을 쌓았고, 어깨 부상후 재활을 마친 김민우가 98⅔이닝을 통증없이 던지며 가능성을 보였다. 또 김성훈을 발견했고, 김진영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하지만 베테랑 배영수가 후반기부터는 1군에 올라오지 못했고, 윤규진의 부진도 7월 이후 팀에 부담감을 줬다. 김민우는 7월 20일 이후 두달 넘게 8경기에서 승리없이 5패만을 더한 상태다. 여름 들어 구위가 뚝 떨어진 김재영은 선발에서 불펜, 불펜에서 선발, 다시 불펜으로 들락날락했다. 현재로선 붙박이 토종 선발은 없다고 봐야 한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요즘은 거의 몰빵 야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좋은 불펜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원화시켜 운용하며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아가며 순위를 지키는 형국이다. 한 감독은 "선발 야구는 모든 사령탑의 꿈이다. 올시즌이 끝나면 새롭게 고민,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한화의 올가을 마무리캠프는 가을야구 최종 성적표와 상관없이 여전히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김민우는 왔다갔다하는 투구폼을 자기 것으로 완전히 만들어야 한다. 김재영은 직구-포크볼 투피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성훈은 직구-슬라이더 외에 구종 추가필요성이 있다. 김진영은 구속을 좀더 끌어올려야 한다. 향후 박주홍이나 김범수 같은 좌완 선발 후보군의 성장도 도모해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