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창원 마산구장.
마운드 위에서 피날레를 장식한 투수는 진명호(롯데 자이언츠)였다. 진명호는 이날 팀이 8-2로 앞서던 8회말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NC 다이노스 타선을 묶으며 팀의 6점차 승리를 지켰다.
앞선 두 경기에서의 안정감을 그대로 이어갔다. 지난 2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⅔이닝을 2탈삼진으로 막아낸 진명호는 하루 뒤인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1이닝 동안 1안타를 허용했으나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사흘을 쉬고 등판한 NC전에서는 지난 7월 24일(NC전) 이후 석 달여 만에 2이닝 이상 투구를 했다.
진명호는 올 시즌 초반 롯데 반전의 일등공신이었다. 지난 4월 11일 울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친 송승준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면서 지난 2012년 8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구원승 이후 2059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이후 전천후로 활약하며 롯데 불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5월까지 28경기에서 29⅓이닝을 던져 4승1패7홀드, 평균자책점이 0.92였다. 지난 2009년 롯데 입단 후 통산 65경기 128⅓이닝 동안 3승5패1홀드, 평균자책점 5.05, 지난해 1군에서 고작 4경기 5이닝을 던진게 전부인 그에게 찾아온 봄날이었다.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진명호는 거듭된 연투 속에 6월부터 구위를 살리지 못했다. 호투와 부진을 반복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6월 중순 재정비 차원에서 2군행 통보를 받았으나, 9월 11일부터 28일까지 또다시 2군에서 투구를 정비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두 번의 정비 끝에 진명호는 다시 시즌 초반의 구위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진명호의 부활은 롯데 불펜에 천군만마와 같다. 가장 많은 잔여 경기 일정을 소화 중인 롯데는 매 경기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불펜 투수들의 연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데다 150㎞에 육박하는 직구 등 한때 필승조를 맡을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갖춘 진명호가 제 몫을 해준다면 마운드의 부담감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다 좌절을 맛봤던 진명호가 절체절명의 팀에 돌아와 다시금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