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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최악난투극' 하빕vs맥그리거, 경기 후에 더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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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의 제왕과 레슬링의 챔피언이 벌인 UFC 최고의 빅매치는 한 순간에 최악의 난투극으로 돌변했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와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의 경기는 끝났지만, 논란과 조사는 새롭게 시작됐다. 경기 후 난투극에 관련된 사람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연행됐고,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경기 내용에 대한 재조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누르마고메도프와 맥그리거는 7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229 대회에서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치렀다. 맥그리거가 챔피언 누르마고메도프에 도전하는 형식이었다. 2016년 11월 UFC205에서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라 기존의 페더급에 이어 2체급을 동시에 석권한 맥그리거는 이후 UFC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타이틀을 모두 상실했다.

그 사이 '신흥 강자' 누르마고메도프가 등장했다. 강력한 레슬러인 누르마고메도프는 MMA 26승 무패(UFC 10승 포함)를 이어가며 전성시대를 열었다. 지난 4월 UFC223 대회 때 알 아이아퀸타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누르고 새로운 라이트급 챔피언이 됐다.

그런 누르마고메도프를 향해 1년 11개월만에 UFC로 돌아온 맥그리거는 적개심을 불태웠다. 누르마고메도프가 챔피언에 올랐던 UFC223 대회 때 경기장인 바클레이스센터 주차장에 있던 선수용 버스를 공격했다가 체포돼 보석금 5만달러를 낸 적도 있다. 그 버스에 누르마고메도프가 타고 있었다.

누르마고메도프 역시 트래시 토크로 맞불을 놨다. 그는 지난 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거부하며 "솔직히 나에게 이번 매치는 타이틀 방어전이나 UFC 메인 이벤트의 의미보다 개인적인 (복수의)의미가 훨씬 더 크다"며 적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몸싸움도 벌였다. 그렇게 두 선수의 대결은 점점 '전쟁'으로 바뀌어갔다.

결국 사달이 났다. 경기는 누르마고메도프가 주도해 나갔다. 타격이 전문인 맥그리거는 확실히 그래플링에서 누르마고메도프에 밀렸다. 하지만 특유의 운동신경을 앞세워 3라운드까지 버터 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한 수 위의 레슬링 기술을 앞세워 맥그리거를 압박하다가 2라운드에는 펀치를 맥그리거의 얼굴에 꽂아넣기도 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4라운드에 승기를 잡았다. 태클에 이은 테이크다운, 그리고 상위 포지션 확보. 레슬러의 확실한 승리 공식. 버둥거리는 맥그리거의 뒤에서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걸어 종료 1분59초 항복의 탭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고 새로운 전쟁이 펼쳐졌다. 누르마고메도프가 갑자기 옥타곤 밖의 누군가와 설전을 벌이다 마우스피스를 내던지더니 케이지를 넘어가 주먹을 휘둘렀다. 일대 혼란이 벌어진 사이에 이번에는 검은 색과 붉은 색 티셔츠를 입은 건장한 청년 두 명이 케이지를 타고 들어와 맥그리거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안전요원들과 경찰들이 가까스로 싸움을 뜯어말렸다.

싸움을 벌인 사람들은 모두 선수 측 관계자였다. 누르마고메도프와 설전을 벌인 사람은 맥그리거 코너 관계자, 케이지를 타고 들어와 맥그리거를 가격한 두 청년은 누르마고메도프 측 관계자였다. 결국 누르마고메도프는 이기고도 벨트를 차지 못했다. 이미 관중들이 난투극으로 광분한 상태라 화이트 대표는 벨트를 채워줄 수 없었다.

사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 화이트 대표는 ESPN과 인터뷰에서 "누르마고메도프 측 관계자 3명이 현장에서 연행됐다"면서 "대단히 심각한 사태다.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네바다주 체육위원회의 조사가 이어질 것이고, 엄청난 벌금과 함께 처벌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누르마고메도프와 맥그리거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