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정신과 에너지를 깨워라(Inspiring the Spirit and Energy of Asia)'는 슬로건을 내건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가 막을 올렸다.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은 6일 오후 9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을 시작으로 8일 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장애인아시안게임이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것은 1986년 이후 32년 만이다.
1977년 제2회 호주 대회 때 처음으로 참가한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2002년 부산 대회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최고 성적인 종합 2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17개 종목에 307명(선수202명·임원105명)의 선수를 파견한 한국은 금 33, 은 43, 동 49를 따 종합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북은 장애인 국제종합대회 사상 최초로 개회식에 공동입장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탁구 단체전(장애등급 TT6-7)과 수영 계영·혼계영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 또한 장애인 국제종합대회 사상 최초다. 단일팀 성적은 따로 집계된다.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파견한 북한은 탁구와 수영, 육상 등 3개 종목에 선수 7명을 포함한 23명의 선수단을 보냈다.
'우리는 하나(We are one)'라는 주제로 열린 개회식 총연출은 터키 출신 인도네시아 영화감독인 제이 수야크토가 맡았다.
인도네시아 전통을 담은 공연과 카운트다운이 이어진 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자 개회식장에는 힘찬 함성이 일었다.
2014년 제7대 대통령에 당선된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달 개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 커다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인도네시아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의 손녀이자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딸인 푸안 마하라니가 인도네시아 국기를 들고 입장해 게양했다.
이어진 선수단 입장에서 남북은 KOREA(COR)라는 국가명으로 43개국 중 14번째로 입장했다.
남측 선수단 154명과 북측 선수단 20명은 푸른색 상의, 흰색 하의로 된 단복을 맞춰입고 개회식장에 등장했다. 남북 선수단이 등장할 때 관중석에서는 큰 함성이 터져나왔다. 공동 기수를 맡은 남측 휠체어펜싱 김선미(29·온에이블)와 북측 수영 심승혁(22)은 한반도기를 들고 앞장섰다. 김선미가 심승혁의 휠체어를 밀며 행진했다. VIP석의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성일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북한대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단을 향해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인도네시아 선수단이 등장하자 개회식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관중들은 자국 선수단의 등장에 어느 때보다 '인도네시아'를 외치며 환영했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발생한 강진 및 쓰나미 희생자를 위한 묵념 시간을 가졌다. 이어 위도도 대통령이 개회 선언을 했다.
VIP석에서 무대 위로 내려온 위도도 대통령과 인도네시아 양궁 선수, 한 인도네시아 소녀가 무대 위에 세워진 '장애'라는 뜻의 영어 단어 'DISABILITY' 중 'DIS'를 양궁 활로 쏴 '능력'이라는 뜻의 'ABILITY'로 바꾸는 장면에서는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장애가 장벽이 아니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공연이 끝난 뒤 성화가 타오르면서 장애인 아시안게임이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번 장애인아시안게임은 이달 13일까지 8일간 아시아 43개국 3000여 명의 선수가 18개 종목에서 열전을 벌인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