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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을 휩쓴 연극 '오슬로'(Oslo) 국내 첫선…,전미도·손상규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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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을 휩쓴 연극 '오슬로(Oslo)'가 국내 초연된다. 국립극단이 오는 12일부터 11월 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극작가 J. T. 로저스의 '오슬로'는 2016년 뉴욕 초연 후 토니상, 드라마 데스크상,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상 등을 휩쓴 뒤 영국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아시아 최초의 '오슬로'가 될 이번 무대는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취임 후 자신의 첫 번째 연출작으로 선택해 공연을 진두지휘한다.

'오슬로'는 노르웨이의 한 부부가 비밀 협상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협정을 이뤄내는 과정을 그린다.

르완다 대학살,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 그간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를 재치있게 다뤄온 J. T. 로저스는 이 작품을 통해 1993년 극적으로 타결된 오슬로 협정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협정의 숨겨진 주역에 집중한 이 작품은 다소 묵직한 소재임에도 속도감 있는 서사에 블랙 유머를 적절하게 녹여내 호평을 받았다.

1992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간의 긴장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다. 미국이 주도한 평화협상은 계속 실패하고, 유혈충돌은 두 지역을 더 갈라놓는다. 비참한 현실을 지켜보던 노르웨이의 한 부부는 오슬로에 비밀 협상 채널을 만들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대표자들의 회담을 극비리에 준비한다. 격의 없는 분위기로 회담 관련자들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고 그들은 결국 서로가 평화를 원하고 있음을 확인하는데….

J. T. 로저스는 "끝이 보이지 않는 유혈과 증오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부는 적과 마주 앉아 그들을 인간으로 바라보는 선택을 했다. 서로의 말에 귀 기울였고 그 결과 영원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 인간적인, 그리고 정치적인 용기가 나를 감동시킨다.이 역사의 순간이 절대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성열 연출은 원작 특유의 속도감과 위트를 살려 작품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또 오슬로의 아파트와 강의실, 가자지구의 뒷골목, 런던의 호텔 등 다양한 장소들을 표현하는 무대와 실제 협정 당시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은 공연에 현실감을 더한다.

아시아 최초의 무대가 될 이번 '오슬로'에는 공연계의 스타 배우들이 총 출동한다. 카리스마 있는 외교관 '모나 율' 역에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드는 '캐스팅 1순위' 전미도가 낙점되어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다. 열정적인 사회학자 '티에유 라르센' 역은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배우 손상규가 맡고,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재무장관 '아흐메드 쿠리에' 역은 제54회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자인 김정호가 연기한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법률 자문 '요엘 싱어' 역에는 제5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의 정승길이 캐스팅되어 불꽃 튀는 연기대결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