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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못한 악재, SK 노수광 이탈 어찌 해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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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광의 생각지 못한 이탈, SK에는 생각보다 큰 악재.

가을야구를 준비하고 있는 SK 와이번스는 2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톱타자 노수광의 부상. 노수광은 귀가 도중 넘어저 오른쪽 새끼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사실상 올해 치러지는 경기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 됐다.

노수광은 올해 SK의 리드오프로 완벽히 변신했다. 135경기 161안타 타율 3할1푼3리 8홈런 53타점 93득점 25도루로 다른 어느 팀 1번타자와 겨뤄 손색 없는 활약을 했다. 시즌 개막에는 정진기에 1번-중견수 경쟁에서 밀려 교체로 뛰는 경기가 많았지만, 정진기가 부진할 때 기회를 얻더니 이내 부동의 톱타자로 자리하게 됐다. 정규시즌 2위 확정이 눈앞인 SK의 올시즌 최고 수확은 노수광이라고 해과 과언이 아니었다.

그 노수광이 사라졌다. 정규시즌 2위 확정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더 치열한 전투를 해야하는 SK에는 타격이다. SK는 누구나 알다시피 강력한 대포 군단이다. 한동민-제이미 로맥-최 정-이재원 등으로 구성되는 중심타선의 힘이 엄청나다. 하지만 이 선수들도 누군가 출루를 해줘야 자신들의 진가를 더 발휘할 수 있다. 올해 SK 야구가 신나게 보일 수 있었던 건 노수광이 1번 타순에서 밥상을 차려주고, 거포 선수들이 그를 불러들이며 점수를 뽑는 야구가 원활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당장 대체 자원을 찾기가 힘들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정진기를 오랜만에 1번으로 기용했다.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100% 만족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베테랑 김강민이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이전처럼 활발한 주루 플레이 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성현, 나주환 등 내야수들 역시 타격은 좋지만 정확도와 주루 등에서 톱타자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

수비와 타선 밸런스 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중견수 자리야 김강민이 커버하면 되지만, 좌익수 자리에 정진기-김동엽-정의윤 등을 써야한다. 노수광과 비교해 수비력이 많이 떨어진다.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를 치른다고 가정한다면, 잠실 원정 경기는 외야 수비가 경기 내용을 바꾸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타선 균형을 생각하면 잘 달리는 정진기가 테이블 세터 역할을 해주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노수광 등장 후 1군에서 거의 뛰지 못했고, 전형적인 1번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는 공격지향적 스타일이라는 게 걸린다. 26홈런 타자 김동엽이 시즌 초중반처럼 홈런을 뻥뻥 쳐준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최근 타격 페이스가 바닥으로 떨어져있다. 정의윤 역시 기복을 보이고 있다. 이 선수들이 라인업에 들어가면 극단적으로 장타에 의존하는 야구를 해야하는데, 긴장감 넘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장타에 의존하는 야구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과연 힐만 감독은 남은 정규시즌 노수광 이탈에 대한 해법을 어떻게 찾을까. SK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숙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