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내 뒤에 테리우스'가 배우 작가 연출까지 완벽한 합을 보여주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27일 첫 방송된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는 전설의 NIS(국정원) 블랙요원 소지섭과 앞집 쌍둥이 엄마 정인선의 기막힌 인연의 시작이 그려졌다. 정적이고 무미건조한 김본(소지섭)과 사람냄새 가득한 고애린(정인선)의 일상은 강한 대조를 이뤘고 절대 섞이지 않을 것 같은 인상마저 안겼다.
그러나 국가안보실장의 죽음과 이를 목격한 애린의 남편 차정일(양동근)의 죽음은 김본과 고애린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기 시작했다. 김본은 케이(조태관)가 국가안보실장을 살해하고 앞집에 접근하는 이유를 주목했고 작전을 위해 앞집 쌍둥이의 베이비시터까지 자처했다. 고애린 역시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 생계전선에 투입, 극과 극인 두 사람의 세계에 교집합이 생기기 시작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단단했다. 2016년 KBS2 '오 마이 비너스' 이후 2년 반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소지섭은 카리스마와 코믹의 경계를 오가며 복합 장르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아이들 때문에 진땀을 빼는 김본의 면모가 폭소를 유발했다. 멘붕의 연속이지만 점차 그만의 방식으로 아이들과 융화되는 모습이 보는 이들의 입꼬리를 씰룩이게 만들었다.
정인선은 아역 시절부터 다져온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힘을 보탰다. 남편을 잃은 슬픔과 막막해진 삶에 눈물 짓다가도 씩씩하게 일어서는 강인한 엄마의 면모는 시청자들의 응원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내 뒤에 테리우스'는 거대한 음모의 핵심 사건으로 첩보전의 무게를 더하면서 김본과 고애린이 가진 감정의 서사를 통해 진한 공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육아로 멘붕상태에 빠진 김본과 고애린의 코믹하면서도 차진 케미가 빛을 발하며 웃긴 장면은 제대로 웃겨주고 진지할 땐 순식간에 몰입시키는 강한 흡인력을 갖게 됐다. 이날 방송은 1회부터 4회까지 120분 간 연속방송 됐지만, 그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고 극을 지켜봤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케미를 기대하셔도 좋다"는 소지섭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던 셈.
이에 '내 뒤에 테리우스'는 첫 방송부터 강력한 파워를 보여줬다. 이날 방송된 '내 뒤에 테리우스'는 6.3% 7.6% 6.1% 6.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수목극 '흉부외과: 심장을 훔친 의사들'이 6.9% 7.5% 6.2% 6.5%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간발의 차이로 수목극 1위를 내주긴 했지만, KBS2 '오늘의 탐정'(2.6%)은 큰 격차로 따돌리며 반격의 기회를 잡는데 성공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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