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잔여 경기 숫자가 가장 적다.
비가 와도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특수한 환경이 작용했다. 그런데 올 시즌 치열한 순위 싸움이 전개되면서 적은 잔여 경기 일정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 5위 KIA 타이거즈와 4위 넥센의 승차는 4경기, KIA가 넥센보다 8경기를 덜 치렀기에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
'만약'이라는 전제가 성립하기 위해선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기에 맹신할 수는 없는 법. 그러나 일말의 가능성이 주는 불안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
장정석 넥센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현 상황을 보면 잔여 경기가 많이 남은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서 1승을 위해 목을 매는게 결국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장 감독은 "잔여 경기 일정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힘을 많이 소비해야 한다는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느긋하게 경기를 치르면서 힘을 비축하고 상대에 대비하는 것도 나쁜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넥센은 오는 30일 정규리그 일정을 마친 뒤 10월 세 차례 잔여 경기를 소화한다. 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이어, 6일 뒤인 12일 수원 KT 위즈전,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치르게 된다. 이동거리가 길지만 1주일 가량 충분히 쉴 수 있는데다, 경기 수도 적어 큰 부담이 없다. 되려 원투펀치인 에릭 해커, 제이크 브리검 만으로 남은 세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을 보면 장 감독의 여유를 이해할 만하다.
넥센의 눈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2.5경기차의 3위 한화 이글스가 목표다. 장 감독은 "현실적으로 (한화를 추격하는게) 쉽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남은 정규리그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