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이 지난 10년간 두 배로 커지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다.
26일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자동차 이전등록 대수는 257만812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5만6536대 보다 1% 증가했다.
1년 새 변화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최근 10년간의 변화를 보면 증가세가 뚜렷하다. 10년 전인 2007년 이전등록 대수는 185만3772대에 그쳤으나, 2017년에는 373만3701대로 늘며 10년 사이 딱 2배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신규등록 대수가 2007년 128만8020대에서 2017년 184만5329대로 43.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중고차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처럼 중고차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던 원인으로는 차량 진단제나 경매제 도입 등에 따른 시장의 선진화가 꼽힌다.
중고차의 가장 큰 약점은 신차와 달리 구매자가 차의 정확한 상태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판매자가 얼마든지 구매자를 속일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신뢰가 형성되지 않고 구매자는 '속아서 비싸게 샀다'는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 플랫폼인 SK엔카닷컴은 진단차량 서비스를 도입했다. 진단차량이란 진단평가사가 거래될 차량을 직접 살펴보고 사고 유무나 프레임(주요 골격)의 이상 유무, 외부패널의 교환 여부, 옵션 및 등급 등을 평가해주는 서비스다.
인천의 동화엠파크는 딜러들이 참여해 중고차의 성능, 사고 여부, 정비 내력 등을 따져보고 경매로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의 확대도 중고차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감가상각률이 높아 중고차로 구매할 때 가격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도 수입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되는 요인이다. 또 수입차 업체들이 차량 품질을 보증해주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벌이면서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 것도 한몫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고차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도 점점 늘고 있다. KB캐피탈이 2016년 문을 연 'KB차차차'는 등록 대수 기준으로 온라인 중고차 매매 플랫폼 2위가 됐고,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도 지난해 중고차 사업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진단 서비스나 인증 중고차 사업 등을 통해 중고차도 믿고 살 수 있다는 분위기가 소비자들 사이에 생겨나고 있어 중고차 시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