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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유스 출신 전남 이상헌"친정 상대 결승골,죄송하고도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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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울산 상대 골, 죄송하고도 기쁘다."

울산 유스 출신 전남 미드필더 이상헌이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골을 넣은 소감을 밝혔다.

이상헌은 23일 전남 광양전용구장에서 펼쳐진 K리그1 29라운드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28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강한 압박과 스피드, 강등을 피하기 위한 절실함으로 무장한 '11위' 전남이 안방에서 '3위' 울산을 물리쳤다. 후반 28분, 20세 이하 대표팀 출신 울산 유스 임대생 이상헌이 해결사였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유려한 드리블, 문전으로 성큼성큼 다가서는 이상헌은 자신감이 넘쳤다. 울산의 쟁쟁한 수비라인 선배들을 앞에 두고 왼발로 침착하고도 영리한 슈팅을 날렸다. 오른쪽 골대를 맞고 굴절된 볼이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주체할 수 없이 짜릿한 순간, 스무살의 선수는 감정을 눌렀다. 친정팀에 대한 예를 갖췄다. 골 세리머니를 자제한 채 홈 팬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골을 자축했다. 직전 경남전 멀티골(3대3무)에 이어 2경기 연속골로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1998년생 이상헌은 2017년 현대고 졸업 후 울산 현대에 입단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고, 개인 돌파 능력과 패싱력, 슈팅력, 축구지능을 갖췄다. 2015 사닉스배 국제청소년 축구대회 우승, 2016 수원 컨티넨탈컵 우승, 2017 아디다스 4개국 축구대회 우승 멤버이며, 2017년 U-20 월드컵 16강전 포르투갈전에서 골을 기록하는 등 될성부른 공격자원으로 손꼽힌다. 올해 울산에서 단 4경기를 뛰었다. 한창 뛰고 성장해야 할 시기인 만큼 기회를 찾아 6개월 임대로 전남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 여름 전남에 온 이후 시즌 5호골째를 기록했다. 7월 28일 인천전(1대3패)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후 8월 19일 수원전(6대4승)에서 두 번째 골맛을 봤다. 9월 16일 리그 2위 경남전에서 멀티골로 3대3 무승부를 이끈 데 이어 이날 친정 울산전에서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필리페 쿠티뉴(바르셀로나)가 롤모델이라던 축구청년은 간절했던 기회를 스스로 잡아내며, 매경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스무살 선수의 성장은 2018시즌 전남, 다음시즌 울산, 무엇보다 한국 축구에 반가운 일이다.

이상헌은 "울산은 저를 키워주신 구단인데 이렇게 골을 넣어서 한편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친정팀에 비수가 된 골에 대한 묘한 감정을 표현했다. "하지만 팀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에서 제가 골을 넣고 이겨서 굉장히 기쁘다"면서 "남은 시즌 전남이 강등을 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승우, 백승호 등과 함께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맹활약했던 이상헌의 목표는 또렷하다. "앞으로도 계속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쳐서 2020도쿄올림픽에 나가고 싶다. 꼭 메달도 따고 싶다. 더 열심히 해서 A대표팀에서도 활약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해외진출도 하고 싶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