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흉부외과'에는 의학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두 가지가 없다. '흉부외과'는 '기승전멜로'와 '기승전정치'가 없는 의학드라마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SBS 새 수목드라마 '흉부외과 : 심장을 훔친 의사들'(최수진 최창환 극본, 조영광 연출, 이하 흉부외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고수, 엄기준, 서지혜, 김예원, 조영광PD가 참석했다.
'흉부외과'는 두 개의 목숨과 단 하나의 심장, 의사로서의 사명과 개인으로서의 사연이 충돌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인 절박한 흉부외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피고인'으로 28.3%(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을 기록했던 조영광 PD와 최수진 작가가 다시 한 번 손을 잡은 작품으로 고수, 엄기준, 서지혜, 김예원이 출연한다.
조영광 PD는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슬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일 거다. 가장 위대한 일은 사람을 살리는 일일 거다. 여기서 이야기가 시자됐다. 흉부외과 의사들은 자신이 죽인 환자 수만큼 성장한다는 얘기가 있다. 심장은 평소엔 모르지만, 문제가 있을 때 훔칠 정도로 절박한 장기가 되는 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사람을 살리는 의시가 되는 것이 '흉부외과'의 중요한 이야기가 되는 거다.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개인으로서의 감정이 충돌해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드라마를 보는 관전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실제로 극중에서는 심장이식만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살려야 하는 흉부외과 펠로우 박태수(고수), 박태수의 생사여탈권을 손에 쥐고 있는 흉부외과 교수이자 심장 수술 때문에 딸을 잃은 아빠 최석한(엄기준), 그리고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하게 태어났지만, 흉부외과 의사로서 사명감을 다할 준비가 돼 있는 흉부외과 조교수 윤수연(서지혜)에 이르기까지 '심장'을 중심으로 이를 훔칠 준비까지 돼있는 인물들이 극중 중요 배역을 맡아 스토리의 중심을 잡는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사람의 생명의 중심인 심장을 쥐고 있는 흉부외과 의사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질 준비를 마쳤다.
출연자들이 '흉부외과'를 선택한 이유는 '대본'이다. 스토리 자체가 흥미롭게 다가왔기 때문에 주저 없이 '흉부외과'를 택했다는 설명. 고수는 "한 호흡에 (대본을) 다 읽을 정도로 재밌었다. 각 인물들의 입장이 분명했고 태수, 석한, 수연의 입장도 분명했다. 캐릭터들이 쫀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지혜도 마찬가지. 그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금방 읽히는 대본이었다"며 "그만큼 긴장감 있는 스토리라인 덕에 이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SBS 측은 사전 설명을 통해 드라마 속에 '정치'그리고 '멜로'가 없다고 못박으며 여타 의학드라마들과의 차이를 언급했다. 출연자인 엄기준 역시 관전포인트에 대해 "멜로가 없고 정치가 없다. 사람을 살리기 위한 그것만을 다룬 드라마 같다.생과 사를 오가는 그런 느낌의 드라마다"고 말하며 기대를 높였다. 그만큼 '리얼 메디컬 드라마'라는 얘기. 사람을 살리기 위한 의사들의 이야기가 담길 뿐, 앞서 실패를 경험했던 다수 메디컬드라마의 러브라인들처럼 '기승전멜로'의 드라마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의사 역할을 처음 맡아보는 배우들이 많았던 만큼, 촬영 전 배우들은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설명. 고수는 "오랜만에 공부를 많이 한 거 같다. 흉부외과 심장이 매력적이더라. 그래서 기본적으로 인체 모형도를 집에 하나 샀다. 맞춰보기도 하고 보고 있다.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서지혜와 김예원 역시 '선생님'들에게 직접 들었던 이야기가 도움이 됐다는 설명. 메디컬 드라마를 처음 해보는 만큼 '공부'를 하며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재차 다른 의학드라마들과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기승전멜로' '기승전정치'가 없는 드라마임을 강조했다. 서지혜는 "드라마를 찍으면서 '멜로가 없어도 되는 드라마다'라고 생각했다.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갈등이나 여러 삶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 안에 들어가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정도로 우리 드라마는 60분이란 시간이 짧다고 느껴질 만큼 많은 요소들이 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타 드라마와는 다른, 매력이 너무 많다 보니 다른 의학 드라마가 새롭게 탄생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이 많다"고 말했다. 또 고수는 이에 더해 "우리 드라마는 멜로는 없지만 심장을 다루기 문에 설렘을 느낀 거 같다. 심장과 사랑에 빠졌다. 다들 인물들이 관계를 보시면 두근거림이 많은 드라마다"고 밝혔다.
정치와 멜로가 없기 때문에 배우들의 쫀쫀한 케미가 '흉부외과'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 이에 대해 고수는 "같은 수술방 식구들끼리 많이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그중 엄기준 선배가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굉장히 무대 뒤를 보는 느낌을 받는다. 뮤지컬 배우니까 대기실의 모습을 보는 느낌을 받는다. 서지혜 씨는 굉장히 도도하다. 도도하지만, 그 안에 웃음으로 가득 차있다. 도도함 사이에서 나오는 웃음이 매력적이다. 예원 씨는 라디오를 켜둔 느낌이다. 현재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어서 그런지 라이브를 듣는 느낌을 받아서 라디오를 들으며 수술하고 있다"고 말하며 호흡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조영광 PD 역시 배우들의 호흡에 대해 언급했던 바. 조영광 PD는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게 참 좋다. 여기 계신 분들은 좋은 사람이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참 고맙다. 의학드라마를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의사처럼 잘 준비해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고수와 서지혜, 그리고 엄기준, 김예원은 "시청자의 심장을 훔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고수는 특히 시청률 공약에 대해 "다급히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경제 여건상 수술을 받지 못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얘기를 나눴다. 조금씩 마음을 모아서 도와드리고 싶다. 많이 도와드리면 좋을 거 같다.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그런 마음이 계속 가면 좋겠는 마음이 있다"고 밝혀 따뜻한 기운을 전달했다. 이들이 출연해 의학드라마의 기준을 세울 '흉부외과'는 27일 오후 10시 첫 방송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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